[스탐베] “미국에서나 보는 건데” 연투에도 159㎞ 실화… 김서현의 특별함은 이것에서 나온다

김태우 기자 2023. 5. 1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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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서현은 스리쿼터형 투수로 그간 보지 못했던 큰 아크를 가지고 있는 게 특징이다 ⓒ 한화 이글스
▲ 12일 인천 SSG전에서 데뷔 후 첫 세이브를 거둔 김서현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3년 한화 1차 지명자인 김서현(19)에게 2023년 5월 12일 인천은 잊지 못할 날과 땅으로 남았다. “팀의 마무리로 성공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이 선수의 경력에 최초의 세이브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김서현은 1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서 5-2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정리하고 세이브를 거뒀다. 이닝 초반 제구가 원활하지 않아 다소 고전한 건 있지만 이후 차츰 자기 페이스를 찾으며 힘으로 SSG 타자들을 찍어 눌렀다. 최근 5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이다.

김서현은 11일 삼성과 경기에서도 1이닝을 던졌다. 프로 데뷔 후 첫 이틀 연속 등판이었다. 전날 등판 여파에 긴장되는 상황이라 체력적으로 힘이 들 법했지만, 김서현에게는 전혀 그런 게 없었다. 오히려 연투에도 최고 시속 158.9㎞(트랙맨 기준)가 찍혔다. 김서현의 폭발적인 힘과 함께 한화는 3연승 및 최원호 감독의 첫 승을 자축했다.

김서현은 여러모로 특별하다. 빠른 구속도 그렇고, 투구폼도 그렇다. 김성배 ‘스포타임 베이스볼’ 위원 및 LBS 대표는 김서현의 투구폼을 정의해 달라는 질문에 “말 그대로 힘이다”고 단언했다. 힘이 없으면 저 투구폼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서현은 오버핸드와 사이드암의 중간 지점에서 공을 놓는 이른바 ‘스리쿼터형’ 투수다. 현역 시절 사이드암 투수였던 김 위원은 “일반적으로 스리쿼터가 가장 팔꿈치에 무리가 덜 가면서 자연스럽게 빠른 구속을 낼 수 있는 팔 각도”라면서 “메이저리그에서도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를 보면 정통 오버핸드가 별로 없다. 맥스 슈어저처럼 오버핸드보다는 팔 각도가 낮다”고 설명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스리쿼터형 투수는 있다. 그러나 김서현은 폼이 크다. 김 위원은 그것이 김서현과 다른 선수를 차별화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김 위원은 “선천적으로 타고 난 힘을 가진 신체를 갖췄기에 가능한 폼이다. 힘이 없으면 자연스레 팔이 돌아 나오는 폭이 좁혀지게 된다. 그런데 김서현은 팔이 정말 크게 돌아 나온다. 이 크게 돌아 나오는 과정에서 마지막까지 버티고 때릴 수 있는 힘이 필요한데, 김서현은 보기 드물게 그것을 가지고 있다”고 놀라워했다.

▲ 김서현은 위기 상황에서도 언제든지 변화구를 선택할 수 있는 능력과 배짱을 가졌다 ⓒSSG랜더스

우리나라 선수로서 이런 큰 아크를 가진 스리쿼터형 투수는 역사를 따져도 보기 드문 게 사실이다. 김서현의 강속구는 선천적인 체형은 물론, 후천적인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더해진 단단한 체구와 역동적인 폼에서 나온다. 김 위원은 “이런 폼은 힘이 선천적으로 좋은 미국에서나 볼 수 있는 폼”이라며 따라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힘이 없는데 따라하면 팔꿈치에만 무리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김서현의 비범한 재능은 12일 다른 각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서현은 이날 패스트볼 제구가 썩 좋지 않았다. 그러자 커브를 비롯한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기 시작하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결정구도 변화구였다.

보통의 신인 투수들은 반대의 길을 걷는다. 변화구 제구에 애를 먹고, 그러다보니 위기 상황에서는 스트라이크를 넣기 상대적으로 용이한 패스트볼에 의존한다. 그러다 패스트볼이 몰리면 안타를 맞고, 그마저도 빗나가면 볼넷을 준다. 그런데 김서현은 이날 스트라이크를 잡는 용도, 그리고 헛스윙을 유도하는 용도로도 변화구를 모두 활용했다.

그런 김서현은 올 시즌 성적표에서도 순항하고 있다. 12일까지 시즌 9경기에서 10이닝을 던지며 1세이브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 중이다. 세부 지표는 더 좋다. 피안타율은 0.176,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0.90으로 특급 수준이다. 13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볼넷을 3개만 내준 것은 향후 긍정적인 선행 지표라고 볼 수 있다. 어쨌든 정말 대단한 재능이 KBO리그에 등장한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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