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러 대사관에 "교통위반 과태료 내라"…억대 미납금에 부심

송진원 2023. 5. 1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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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외교관들이 호주에서 지난 15년간 수백건의 교통 법규를 위반하고도 과태료를 내지 않아 억대의 미납금이 쌓인 사실이 드러났다.

12일(현지시간) 가디언 호주판이 정보공개 청구로 받은 호주 외교통상부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외교관들은 2007년부터 과속·주차·교통 위반 등으로 약 9만 달러(약 1억2천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으나 납부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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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이래 밀린 과태료만 1억2천만원대…외교관 면책특권 남용
호주 도로 경찰(기사 내용과는 무관)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러시아 외교관들이 호주에서 지난 15년간 수백건의 교통 법규를 위반하고도 과태료를 내지 않아 억대의 미납금이 쌓인 사실이 드러났다.

12일(현지시간) 가디언 호주판이 정보공개 청구로 받은 호주 외교통상부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외교관들은 2007년부터 과속·주차·교통 위반 등으로 약 9만 달러(약 1억2천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으나 납부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호주 외교통상부의 이언 매콘빌 의전 국장은 작년 말 알렉세이 파블롭스키 러시아 대사에게 서한을 보내 벌금 납부를 촉구하며, 정보공개법에 따라 위반 건수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매콘빌 국장은 당시 서한에서 "아시다시피 도로 안전은 호주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관심사"라며 "비엔나 협약에 따라 대사관 직원과 그 가족은 호주 법규를 존중할 책임이 있음을 상기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외국 공무원들은 호주에서 외교적 면책 특권을 갖고 있어 교통 법규 위반이나 과태료 미납으로는 기소되지 않는다.

관련 당국이 벌점 부과나 면허 정지, 등록 이전 제한 등 행정 처분을 내릴 수는 있으나, 타국 외교관에게 과태료 납부를 강제할 법적 수단이 없는 실정이어서 고민이 깊은 상황이라고 관련 당국자들은 전했다.

매콘빌 국장은 러시아 외에 미국, 중국, 영국, 네팔, 이스라엘 등 20여개국 대사관에도 운전규정 준수 등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하지만, 러시아가 과태료를 미납하는 것처럼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호주 수도 준주(Australian Capital Territory, ACT) 정부 대변인은 가디언에 "관련 법 조항에 따라 가능한 모든 조처를 하고, 미납 과태료 회수를 위해 외교통상부와도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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