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 세부 프로그램 이견...야당도 반발

이승륜 기자 2023. 5. 1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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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에 걸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 오염수 관련 한-일 실무진 회의 결과 우리 정부 파견 전문가가 나흘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현장을 시찰하기로 13일 합의했다.

정부는 지난 12일부터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국장급 회의에서 나흘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현장에 시찰단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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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협상’ 끝 나흘간 일본 현지 파견 합의
시찰 시설, 항목, 정보 두고 이견 있었던 듯
야당, “눈으로 만 보는 시찰로는 한계”

이틀에 걸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 오염수 관련 한-일 실무진 회의 결과 우리 정부 파견 전문가가 나흘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현장을 시찰하기로 13일 합의했다. 그러나 시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꼭 합의돼야 할 접근 시설, 제공 정보 등의 세부 프로그램 조율이 되지 않았다. 야당도 이를 의식해 “일본에게 명분만 주는 시찰은 중단하라”며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마라톤 협상’ 끝 나흘간 일본 현지 파견 합의

정부는 지난 12일부터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국장급 회의에서 나흘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현장에 시찰단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지난 7일 한일 정상회의 합의 이행을 위한 것이다. 전날 오후 2시 15분부터 시작해 이날 새벽 2시 끝이 난 ‘마라톤 회의’에서 양 측은 우리 전문가의 현장 시찰단 파견에 관해 구체적 사항을 논의했다.

이들은 우리 측 제안사항을 바탕으로 시찰단 파견 일정, 시찰 항목들을 포함한 활동 범위에 대해 논의했다. 이에 따라 한국 전문가 시찰단의 방일은 이달 23∼24일을 포함한 3박 4일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현장 시찰 한일 실무협의에서 우리측 윤현수 외교부 기후환경과학외교국장과 일본측 카이후 아츠시 군축불확산과장이 회담장에 입장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시찰 시설, 항목, 정보 두고 이견 있었던 듯

애초 4∼5시간 정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회의가 12시간가량 진행된 것은 시찰단이 접근할 시설의 구체 항목과 제공받을 정보 등을 놓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한일 실무진은 시찰단의 시찰 항목 등 활동 범위를 포함한 세부 프로그램을 정하기 위해 추가 협의를 가능한 조속히 갖기로 했다.

이번 회의는 외교부 윤현수 기후환경과학외교국장과 일본 외무성 가이후 아쓰시 군축불확산과학부장이 수석대표를 맡고 양측 관계부처가 참여했다.

과학적 쟁점을 다루는 관계부처가 참여한 만큼 한국 측은 시찰단이 보려고 하는 시설과 그 이유에 대해 기술적인 부분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번 시찰을 통해 일본의 방사능 핵종 분석 역량과 오염수 정화 시설인 다핵종제거설비(ALPS) 및 방류시설 운영 상황 등을 파악해 해양 방류 과정 전반의 안전성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조속히 실무자간 화상회의를 통해 추가 협의를 해 시찰단 방일 관련 필요한 사항들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 전문가 시찰단의 파견 일정을 둘러싸고 집중적인 논의를 진행해 나흘간 일본을 방문한다는 데 합의했다며 자세한 사항은 추가 논의를 통해 조속히 결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관계기관이 하나가 돼 처리수의 안전성과 후쿠시마 제1원전의 상황에 관한 정보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고 정중하게 설명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당, “눈으로 만 보는 시찰로는 한계”

이날 회의 내용이 알려지자 야당은 “오염수 방류의 정당성만 더해주는 파견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일본 정부는 안전성에 대한 검증은 없을 것이며 시찰단의 방일과 관계 없이 7월에 오염수를 방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파견하는 시찰단은 오염수 방류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태도를 통해 분명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민주당은 이번 시찰이 방류 시설 등을 눈으로 만 보고 오는 ‘현장 확인’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면서 별도의 검증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일본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만 검토하고, 허가하는 구역만 둘러보는 시찰단이 오염수의 안전성을 제대로 검증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시찰단 파견을 중단하고, 오염수의 안전성을 철저하게 검증할 수 있도록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를 강력하게 요구하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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