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반려견이 갑자기 '컹컹' 거위 소리를 낸다면?

심영구 기자 2023. 5. 1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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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학에선 이런 말을 종종 쓰곤 합니다 "Cat is not a small dog(고양이는 작은 개가 아니다)." 고양이와 개의 질병이 다르기에 개와 고양이를 동일 선상에 놓고 진단을 내리거나 치료적 접근을 하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조금 의아하지는 않나요? 개나 고양이나 크기가 비슷하거나, 경우에 따라선 개가 더 작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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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나연 수의사


수의학에선 이런 말을 종종 쓰곤 합니다 "Cat is not a small dog(고양이는 작은 개가 아니다)." 고양이와 개의 질병이 다르기에 개와 고양이를 동일 선상에 놓고 진단을 내리거나 치료적 접근을 하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조금 의아하지는 않나요? 개나 고양이나 크기가 비슷하거나, 경우에 따라선 개가 더 작기도 하니까요. 미국에서는 대형견 품종의 개들을 많이 키우기 때문에 이런 격언이 널리 쓰이게 된 것 같습니다. 환경에 따라서 같은 말을 들을 때 생각이 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면서도 흥미로운 일인 것 같습니다. 치와와, 몰티즈, 토이푸들과 같은 소형 품종이 주를 이루는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격언이 만들어지기 어려웠을 테니까요. 이번 칼럼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많이 키우는 소형 품종의 개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질병의 하나인 '기관허탈'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기관허탈이란?

기관허탈의 정도는 기관 내강의 축소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하늘색: 유리연골, 빨간색: 기관근육)
출처 : Tracheal Collapse in Dogs (Vol.8 No.3, March 2021)
[ https://www.scirp.org/journal/paperinformation.aspx?paperid=107901 ]

기관허탈은 기관이 좁아져서 발생하는 호흡기계 질환을 의미합니다. 손을 들어서 목 가운데에 갖다 대면 단단하게 만져지는 호스 같은 구조물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기관입니다. 이 기관은 우리가 호흡을 할 때 공기가 지나다니는 통로입니다. 코로 들이마신 숨은 기관을 통해서 폐로 들어가게 됩니다. 기관을 만지면 말랑말랑하지 않고 단단한 느낌을 주는데 이는 기관이 연골로 이뤄져 있기 때문입니다.

개의 기관의 경우 360도 연골로 이뤄져있지 않고, 연골이 C자형으로 생겼으며 C자형의 열린 부분을 근육이 이어주고 있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힘이 약해지거나 하면 구부러질 수 있는 구조적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형견의 경우 기 구조물이 작고 약하기에 기관허탈이 흔히 발생하게 됩니다. 주로 유전적인 원인을 가지고 있는 요크셔테리어, 포메라니안, 푸들, 치와와 등의 개에서 발생하게 되며 주둥이가 짧은 단두종 (퍼그, 불도그) 등에서 특히 흔히 발생합니다.

유전적인 원인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해도 태어나자마자 바로 이상 증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며 평균적으로 6~8 년령 경에 처음으로 발병하게 됩니다. 이외에도 호흡기 질환이 자주 발생하는 경우에도 장기적으로 기관허탈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기침이나 호흡기계에 발생한 염증이 기관을 자극하여 손상을 유발하고, 이를 회복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기관 내경이 점차 좁아질 수 있습니다. 기관의 내경이 25%가량 좁아진 경우를 1단계, 50% 정도로 좁아진 경우를 2단계, 75%가량이 좁아진 상태를 3단계, 이보다 더 많이 찌그러져서 내경이 더 좁아진 상태를 4단계로 구분을 하기도 합니다. 기관이 점점 더 많이 좁아질수록 상태가 심하고 치료가 더욱 어렵게 됩니다.
 

반려견이 이런 증상을 보인다면…


강아지가 기관허탈일 때 나타내는 증상을 알면 좀 더 조기에 동물병원에 내원할 수 있습니다. 보통 강아지가 흥분했을 때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형적인 상황으로는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를 예로 들어볼 수 있습니다. 집에 돌아오면 강아지가 주인을 반기면서 짖고 점프도 뛰고 하는데, 이때 기관허탈이 있다면 소위 '거위 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기침 소리는 아니고 뭔가 막히는 듯한 소리로 '컹컹'거리는 듯이 나는 소리를 거위 소리라고 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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