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 ‘고향의 봄’, 남북이 같을까 다를까? [주말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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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봄'을 노래하는 소년의 맑은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듣는 사람들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습니다.
남북 정상이 얼굴을 맞대고 노래를 감상하던 모습은 간데없고 언제 그랬냐는 듯 한반도에는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향의 봄'이 남과 북 사이에 울려 퍼질 날이 언제쯤 돌아올지, '문화'를 매개로 남북 간 교류 방안을 모색하는 포럼이 열렸습니다.
하지만 윤 연구위원은 단지 남북한 노래가 비슷하다는 점만으로는 민족 동질성 회복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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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고향의 봄'을 노래하는 소년의 맑은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듣는 사람들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습니다. 모두에게 익숙한 노래였고 몇몇은 따라부르기도 했습니다. 노래가 끝나자 환한 웃음과 함께 큰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던 판문점의 모습입니다.
남북 정상이 얼굴을 맞대고 노래를 감상하던 모습은 간데없고 언제 그랬냐는 듯 한반도에는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남북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등 남북 간 정기적으로 이뤄지던 통화마저도 불통이 된 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일체의 소통이 완전히 끊어진 것입니다.
'고향의 봄'이 남과 북 사이에 울려 퍼질 날이 언제쯤 돌아올지, '문화'를 매개로 남북 간 교류 방안을 모색하는 포럼이 열렸습니다.
■ "비슷하고도 다른 '고향의 봄'·'오빠 생각'…남북한 합동 공연도 필요"
북한 문화예술의 실상과 과거·현재·미래를 조명한 '통합문화포럼' 참석자들은 남북은 문화적 동질성을 공유하고 있다며 문화야말로 통일에 대한 감수성을 끌어올리는 핵심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우선 음악 분야. 윤현경 이화여자대학교 통일학연구원 연구위원은 '고향의 봄', '오빠 생각' 같은 국민 동요는 북한에도 비슷하게 남아 있으면서도 세부적으로는 조금씩 다르다고 분석했습니다.
예컨대 '고향의 봄'은 남과 북의 가사는 완벽하게 같지만 조성과 빠르기가 다르다고 합니다. '새 나라의 어린이' 같은 노래도 가사는 같지만 선율이 다르고 남측은 5절까지 북측은 4절까지 있습니다.
하지만 윤 연구위원은 단지 남북한 노래가 비슷하다는 점만으로는 민족 동질성 회복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주장합니다. 남북한이 살아온 환경이 다른 만큼 비슷한 노래를 부르더라도 각자 받아들이는 것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고향의 봄을 함께 불러요. 그런데 떠올리는 고향이 다릅니다."
"(북한 사람이) 고향의 봄을 부르실 때 떠올리는 고향을 제가 떠올릴 수가 없습니다. 알지 못해요."
윤 연구위원은 남북의 문화 통합을 음악 분야에만 한정하기 어렵고 여러 예술 분야에서 남북한의 접점을 넓혀 나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남한의 노래와 북한의 악기를 결합한 합동 공연이나, 천연 보석을 쓴다는 북한의 보석화 기법과 남한의 미술 기법을 융합하는 방법 등을 제시했습니다.
■ "탈북민 역시 '우리 중 일부'라는 인식 심어줘야"
북한에서 어릴 때부터 선동 목적의 '예술선전대' 활동을 하다 탈북한 김봄희 씨는 문화가 남북 통합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남측 주민들에게 탈북민들도 '우리 중 일부'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김 씨는 남한에서 연극을 전공했고 '문화잇수다'라는 극단을 운영 중이기도 한 전문 배우입니다. 2017년 즈음부터 남북 통합과 관련된 여러 작품에 출연 제의를 받아왔지만 대부분은 인신매매를 당하거나 남한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연명하는 여성 등의 역할이었다고 합니다.
"남한에서 생활한 지 10년이 넘다 보니 탈북 과정의 고난에 대해서는 내려놓고 여기서 살아가는 이야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활동하고 있거든요."
"당장 우리 아이가 어떤 어린이집을 가야 하는지, 아이 주택청약통장을 빨리 만들어야 하는지 이런 것들을 고민하는데 오디션 제안은 다..."
이렇듯 탈북민 이미지가 고착화 되면, 관객들도 결국 이질감을 극복할 수 없게 된다는 겁니다. 김봄희 씨는 탈북민 캐릭터를 더 다양하게 그려내고 이를 마주하는 남한 관객들도 동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문화 예술 프로그램이 많아져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양민철 기자 (manofstee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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