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역적이 된 벵거→7년 후 역시나 벵거'…무슨 일이 있었길래?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아르센 벵거 감독. 그는 아스널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이다.
벵거 감독은 지난 1996년부터 2018년까지 22년 동안 아스널 지휘봉을 잡은 아스널 역대 최장수 감독이기도 하다.
벵거 감독의 아스널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대표 강호로 군림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3회, FA컵 우승 7회 등을 일궈냈다. 특히 2003-04시즌에는 26승12무를 기록, 프리미어리그 최초의 무패 우승을 달성했다. 벵거 감독이 떠난 후 지금까지 아스널은 단 한 번도 리그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이런 천하의 벵거 감독도 아스널 팬들로부터 '역적'으로 몰릴 때가 있었다. 7년 전이었다. 선수 이적과 관련한 일 때문이었다. 그리고 7년 후 아스널 팬들은 벵거 감독을 다시 찬양했다. 역시나 벵거라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영국의 '익스프레스'가 그 내막을 공개했다.
때는 7년 전인 지난 2016년이었다. 여름 이적시장이 열렸고 벵거 감독은 한 선수를 집중했다. 레스터 시티의 은골로 캉테였다. 레스터 시티에서 맹활약을 펼친 캉테에 여러 클럽들이 뛰어들었고, 아스널 역시 그중 한 팀이었다.
그런데 영입 전쟁이 한창일 때 벵거 감독은 중도 포기를 선언했다. 레스터 시티가 제시한 이적료를 낼 준비까지 했지만, 에이전트 비용 때문에 거래에서 손을 놓았다. 당시 캉테 이적에 연루됐던 에이전트 2명이 1000만 파운드(167억원)를 착복할 거라는 루머가 나왔고, 이에 아스널은 물러났다.
그러자 아스널 팬들이 분노했다. 왜 검증된 선수를 포기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캉테는 리그 라이벌 첼시가 품었다.
캉테를 얻은 첼시는 리그 우승,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등 최강의 팀으로 군림했다. 또 캉테는 프랑스대표팀 소속으로 2018 러시아월드컵 우승까지 거머쥐며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인정을 받았다.
이에 아스널 팬들은 벵거 감독 역사상 가장 큰 이적 실수라고 비난했다. 벵거 감독은 아스널 팬들의 역적이 됐다.
하지만 이 사건이 벌이진 지 7년 후인 2023년. 벵거 감독은 다시 아스널 팬들의 찬양을 받고 있다. 아스널 팬들은 캉테를 놓친 죄도 더 이상 묻지 않는다. 왜 태도가 변했을까.
7년 전 캉테를 포기하고 벵거 감독이 공을 들인 선수가 바로 부카요 사카였기 때문이다. 벵거 감독은 아스널 유스였던 사카를 본격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선택을 했다. 당장 캉테와 같은 활약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벵거 감독은 과감하게 미래에 대한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사카는 2018년 아스널 1군으로 올라섰고, 꾸준히 성장이 진행되다 올 시즌 폭발했다. 사카는 올 시즌 리그에서 13골11도움을 올리고 있다. 가히 아스널의 에이스로 등극했다. 그를 향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또 잉글랜드 대표팀의 미래로 눈도장을 찍었다. 올 시즌 아스널이 우승 경쟁을 하고 있는 것 역시 사카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 역시 명장 벵거가 만들어낸 현상이다.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 감독, 은골로 캉테, 부카요 사카.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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