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나날들이 시작됐다...한국 최고 엘리트 집단, 시험대 위로 [매일 돈이 보이는 습관 M+]
-미 연준 5월 0.25%p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 1.75%p로 역대 최대
-시장은 금리동결 예상 우세… 올해 통화정책 향방을 가를 중대한 시점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잣대가 될 것
: 첫째/미 연준이 더이상 금리인상 하지 않는다면 금리 동결 여지
: 둘째/물가 잡기 위해 연내에 한두 차례 금리 인상한다면 진퇴양난
-이창용 총재를 비롯한 금통위원들 ‘잠못 이루는 나날들’
-펀더멘털 약화 속 한국경제,한은의 선택은 어느 쪽일지
이제 다시 공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로 넘어왔다. 5월 25일 다시 금리 결정을 위한 금통위를 앞두고 있다. 미국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5월 4일(한국시간) 다시 0.25%P 인상했다. 2022년 3월 이후 10번 연속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갔고,지난 2007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금리가 되었다. 한국과 미국간 기준금리 차이가 1.75%까지 벌어졌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2월에 이어 4월에도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이번에 금리인상을 결정한 미 연준은 ‘충분히 제약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위해 일부 추가 긴축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표현을 삭제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앞으로 회의 때마다 데이터를 보고 정책 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대체로 미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들떠 있다. FOMC 이후 정책결정문이나 기자간담회 내용에서 밝혔듯이 미 연준이 부여받은 두 가지 목표,즉 완전고용과 물가안정 중에서 물가안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파월 의장은 고용지표가 3.5%로 완전고용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구직자 1인당 1.6개의 일자리가 대기하고 있을 정도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은행의 잇다른 부실로 인한 금융불안이 변수가 될 수 있었다. 실리콘밸리은행 뱅크런 사태에 이어 지역 은행들의 부실로 인한 금융불안이 여전하다. 미국 상업용부동산 하락 추세가 심상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연준은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했다.
요약하자면 미 연준은 ‘상당한’ 금융불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완전고용을 기반으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10번째 금리인상을 이어갔다. 그만큼 2%물가목표를 이루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고 시급하다고 보는 것이다. 현재로선 물가안정이 통화정책에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월 6.0%에서 4월에 5.0%로 내려갔다. 2022년 7월 9.10%에 비하면 많이 하락했지만 2%물가목표를 고려하면 여전히 크게 높다.
미국의 다음 FOMC 회의는 6월 15일로 잡혀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볼 때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파월 의장이 밝힌 것처럼 미 연준은 여러 데이터를 따져보면서 11번째 금리인상을 이어갈지,아니면 동결하고 일단 관망할지 결정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지표는 물가다. 소비자물가지수에 촉각이 모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지표는 아마도 호조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갑자기 급전직하하지는 않을 것 같다. 금융불안은 상당한 고려요소이다. 추가로 지역은행 부실이 드러날 것이지만 대형은행들이 흡수할 여력이 있다다. 덧붙여 재무부와 연준 등이 적극적인 정책 대응으로 시스템 위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어느 쪽이든지 미국은 자국우선주의를 기조로, 자체적인 경제 지표와 금융시장을 보면서 금리 결정을 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6월 미국 FOMC에 앞서, 이제 시장은 5월 25일로 다가온 한국은행 금통위에 벌써부터 주목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 발언이나 전문가들 전망 등을 보면 금리동결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단기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게 형성되고 있고 환율 하락 등을 고려하면 시장 분위기는 동결 쪽으로 잡혀 있다.
국내외 경제 여건이 만만치 않다. 특히 무역적자가 16개월째 지속되고 있고,올해 조세수입이 예정보다 크게 미달하고,전세사기 등으로 인한 가계부채 문제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편중’에서 나온 실물경제의 착시현상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한국의 전반적인 경제 펀더멘털이 약화되고 있다. 지난 4월 IMF가 내놓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보면 한국은 1.5%로 1월 전망 대비 0.2%P 낮춰졌다. 한국이 속한 선진국그룹 전체 성장률은 1.3%로 0.1%P높아졌다. 여기에다 한국과 미국 일본을 한쪽으로,북한과 중국,러시아를 다른 한 편으로 하는 진영대결이 점차 고조되면서 수출 시장에 장벽이 우려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급망 재편 등 진행 중인 악재들이다.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결정은 미국과 더욱 커플링될 수 밖에 없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국 달러체제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당연하다. 대외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더욱 그렇다. 특히 한미 금리차가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수준으로 커졌다.
무역수지 재정 경제성장률 등 여러 경제여건이 악화되고 있어 통화정책 결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당시 불가피한 여건이었다고는 하지만, 앞서 두 번 연이은 금리동결이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지난 4월 금리동결은 미국이 5월에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빗나갔다.
다기오는 5월 한은 금통위는 한번 더 미 연준의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고,연내에 금리인하 쪽으로 움직일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베팅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지난 2번의 금리 동결 시점과 비교할 때 5월 기준으로 경제 여건이 더욱 나빠졌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을 하기에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좋든싫든 한은은 더욱 미국의 금리 결정에 얽매이게 되었다. 이 총재가 자주 언급하는 금리 결정의 자율성은 더욱 먼 얘기가 되고 있다.
앞으로 두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볼 수 있다. 한은 입장에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미국이 6월이후 금리인상을 마무리짓고 관망하는 것이다. 만일 연내에 금리인하로 돌아선다면 더욱 유리한 국면을 맞게 될 것이다. 현재 한미 금리차가 1.75%에 달하더라도 더 이상 확대되지 않게 된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려면 미국 물가가 크게 낮아져야 한다. 현재 5%선에서 훨씬 낮아져야 한다. 파월 의장은 3%선에 도달하더라도 중단하지 않을 것이고 2%목표를 달성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며 쉬운 과정은 아니라고 말했다. 물가 잡기는 크나큰 난제일 수 밖에 없다.
두번째는 부정적인 시나리오다. 미국이 금리인상 기조를 지속하고,물가와 고용 등 데이터를 고려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내에 간헐적으로 금리인상을 한두차례 더 하는 것이다. 금리인상을 하지 않더라도 연말까지 5.25%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한 채 내년으로 넘어간다는 가정이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한은이 3.5% 기준금리를 유지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만일 미 연준이 한번 더 베이비스텝을 밟는다면 한미 금리차가 2.0%P로 벌어지게 된다. 2.0% 자체도 숫자로서 의미를 갖지만 한국은행이 떠밀려서 금리인상을 한 차례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 국내 경기여건이 악화되고 가계부채 등 산적한 경제문제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금리를 올려야 한다면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처할 수 있다. 여기에 워낙 유동적인 국제 정세가 더욱 상황을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미중 대결국면이 가속화되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 등 서방진영과 러시아와 중국 브라질 등 대결구도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미국은 내년 11월에 대선을 치르고,한국은 내년 4월에 총선을 치르게 된다. 정치일정이 다가온다면 한국은행의 정책 유연성은 더욱 힘들어지게 된다. 아무리 독립성을 강조한다고 해도 곧이곧대로 믿지 않을 것이다.
현 시점에서 볼 때 세계 각국은 엇갈리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각 나라 사정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우선 유럽중앙은행은 0.25%P를 인상해 기준금리가 3.75%로 높아졌다. ECB는 물가상승률이 낮아졌지만 근원적인 물가압박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도 3.85%로 0.25%P 올렸다. 신임 우에다 총재가 취임한 일본은행은 아직 -0.10%인 기준금리를 지키고 있다. 중국은 지난 4월 물가안정을 기반으로 8개월째 실질적인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를 동결했다.
이래저래 한은이나 금통위원 입장에서는 ‘잠못이루는 나날들’이 시작되었다. 통화정책이 이처럼 전국민의 관심사로 떠오른 적이 없다. 갑작스런 고금리 국면에 접어든 때문이다. 저금리시대에 익숙해진 경제주체들이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높은 인플레이션은 경제주체들에게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경제를 악순환에 빠뜨린다.무엇보다도 개인의 실질소득을 뺏어간다.
이달 말 금통위 결정은 올해 통화정책을 좌우할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으로보인다. 바로 직전 금통위에서 금통위원 5명이 3.75% 로 인상할 여지를 두는 쪽 입장이었다. 과연 소폭이나마 금리인상을 재개할 수 있을까,아니면 시장의 요구에 힘입어,경제여건을 들어,그리고 미 연준의 금리 동결 기대감에 편승해 금리 동결을 결정할까. 어느 쪽이든 금통위원들이 써낸 답안지는 빠르면 상반기 중에 늦어도 연내에 채점표가 나올 것이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정유라, 9원씩 수십번 입금에 분노 “이젠 무섭다, 고소 검토” - 매일경제
- ‘코인왕’ 김남국의 파렴치한 탈당 [핫이슈] - 매일경제
- “러시아, 중국 속국이 되고 있다”…프랑스 대통령 ‘돌발발언’, 왜 - 매일경제
- 7억~8억이면 과천에 새집...당첨땐 ‘수억 로또’ 자격 따져보니 - 매일경제
- 청계천 나온 MB “총선 관심 없다...대통령 일할수 있게 해줘야” - 매일경제
- “스폰남이 9억 줬는데 증여세 5억 나왔어요”...법원 판단은? - 매일경제
- “유튜버들 제발…촬영 핑계로 마트 고객·직원에 피해주지 마세요” - 매일경제
- 러시아 전투기 무더기 추락, 아군짓?…“스스로 답 내보라” - 매일경제
- 주가 힘받을 시간 됐나…외국인 꾸준히 사들인다는 이 종목 - 매일경제
- “두산은 원래 이런 팀” 14년 전 앳됐던 잠실 아이돌이 이제 ‘허슬두 DNA’ 이식 집도의 - MK스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