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날 “경비기동대 요청 없었다” 증언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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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부서에 핼러윈 축제와 관련해 경비기동대를 요청하라고 지시했고, 직원이 서울청 주무 부서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이 2022년 11월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 말이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이날 재판 전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경찰서장과 112치안종합상황실장 등은 참사 직전과 참사 당일 모두 다중 인파 운집에 따른 대책을 세우고 현장 통제를 해야 할 책임이 있었음에도 이를 다하지 않았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해 인파가 예년보다 더 집중될 것이 명백한 2022년 핼러윈데이에 대해서도 인파 관리를 적정히 할 수 있는 실효적 대책을 세워 시행할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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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부서에 핼러윈 축제와 관련해 경비기동대를 요청하라고 지시했고, 직원이 서울청 주무 부서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이 2022년 11월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 말이다. 이 전 서장은 2023년 1월4일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도 “지금도 제가 (경비기동대를) 지원 요청했다는 것에 대해 변함없는 입장”이라고 했다.
그러나 당시 용산경찰서에서 경비기동대를 요청하지 않았다는 내부 증언이 재판 과정에서 나왔다. 경비국 소속의 ‘경비기동대'가 아닌, 교통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교통국 소속의 ‘교통기동대'를 요청했다는 증언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배성중)는 2023년 5월8일 이임재 전 서장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치안종합상황실장(경정) 등 5명에 대해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정현욱 용산서 112상황실 운영지원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팀장은 검찰의 주신문 과정에서 “(참사 이후) 서장님이 통화를 하면서 누군가로부터 기동대 지원 요청을 질문을 받았다. (이후 저에게) 지원 요청을 했냐고 물어봐 실무적으로만 타진해봤다고 했다”며 “실무적으로 기동대가 지원 가능한지 물어본 것은 맞지만 공식적으로 요청한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정 팀장 증언에 따르면 그는 참사 이후 행적복기 보고서에 경비기동대로 명시하는 것이 적절한지 고민돼 ‘기동대'라고만 표시했다. 이후 경찰청 경비국에서 사실을 정확히 해달라는 연락이 와서 “교통기동대를 요청한 것이 맞다”고 답변했다. 이런 사실을 이 전 서장에게 말하자 이 전 서장은 보고서에 ‘×'표를 치고 수정하라고 지시했다고 정 팀장은 증언했다.
이날 재판에선 참사 당일 이태원에 많은 인파가 몰리리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정 팀장은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면 이태원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것은 매년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파사고를 예측할 수 있는 신고는 없었고 교통불편 신고가 가장 많았다. 공개된 통로에서 보행자들끼리 얽혀서 압사가 발생할 것이라고는 일반적으로 예상할 수 없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서장과 송 전 실장 등은 이태원 참사 당일 이태원 일대에 인파가 몰려 사고 위험이 명백하게 예견되는데도 대책을 세우거나 시행하지 않은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전 서장은 정현우 여성청소년과장(경정)과 함께 경찰의 구조활동 등을 상황보고서에 허위로 기재하고 전파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 및 동행사)도 받는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이날 재판 전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경찰서장과 112치안종합상황실장 등은 참사 직전과 참사 당일 모두 다중 인파 운집에 따른 대책을 세우고 현장 통제를 해야 할 책임이 있었음에도 이를 다하지 않았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해 인파가 예년보다 더 집중될 것이 명백한 2022년 핼러윈데이에 대해서도 인파 관리를 적정히 할 수 있는 실효적 대책을 세워 시행할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태원 참사 관련해선 이 전 서장 등에 대한 재판 외에도 △‘핼러윈 축제 위험 분석 보고서'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의혹을 받는 경찰 간부들에 관한 재판 △참사에 부실하게 대응한 혐의로 기소된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용산구청 공무원들에 관한 재판 △참사 당시 건물 불법 증축 의혹이 제기된 해밀톤호텔 대표 등에 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박 구청장은 2023년 5월15일 첫 공판기일을 앞두고 최근 보석을 신청했다.
류석우 기자 raint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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