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 나흘 방일 합의…한일 12시간여 줄다리기

시찰단 접근 시설 등 구체 항목 두고 줄다리기했을 것으로 보여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일 정상회담에서의 합의 이행을 위한 한일 양측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국장급 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관련 우리 시찰단이 총 나흘 일정으로 현장에 파견된다.

13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한일 정부는 지난 7일 한일 정상회담에서의 합의 이행을 위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국장급 회의를 진행하고, 현장 시찰단 파견 관련 구체적인 사항을 집중 논의했다.

우리 측에서는 외교부 윤현수 기후환경과학외교국장을 수석대표로 국무조정실, 원자력안전위원회, 해양수산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가 참석했다. 일본 측은 외무성 카이후 아츠시 군축불확산과학부장을 수석대표로 외무성, 경산성이 대면 참석했다. 원자력규제위원회(NRA)와 도쿄전력은 화상 참석했다.

앞서 지난 12일 오후 2시15분쯤 시작한 회의는 4~5시간 정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것을 훨씬 뛰어넘은 약 12시간에 걸쳐 이뤄진 끝에 이날 오전 2시쯤에야 마무리됐다. 이처럼 마라톤 회의가 진행된 데는 시찰단이 접근할 시설의 구체 항목과 제공받을 정보 등을 놓고 줄다리기가 이어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시찰단의 성격과 활동 범위 등에 대해 대립이 있었던 만큼, 우리 측의 상세한 제안사항을 바탕으로 파견 일정과 시찰 항목들을 포함한 활동 범위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찰단의 방일은 이달 23~24일을 포함한 3박4일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시찰 프로그램을 포함한 방문 세부 사항을 매듭짓기 위해 추가 협의를 가능한 빨리 갖기로 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지난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사찰단 파견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시찰단은 오염수 정화 및 방류시설 전반의 운영 상황과 방사성 물질 분석 역량 등을 직접 확인하고, 우리의 과학적·기술적 분석에 필요한 정보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찰단 인원에 관해서는 “안전규제 분야 최고의 전문가로 구성할 것”이라며 “규모를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으나 현재는 20명 내외로 구성할 수 있으면 되지 않을까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