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일대일로에서 탈퇴" 밝히자마자 '2년4개월 공석' 伊 대사 지명한 美

김태훈 2023. 5. 1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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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1년 6개월가량 주한 미국 대사 자리가 비어 있자 국내에서 '동맹인 한국을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백악관은 1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잭 마켈 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대사를 이탈리아 주재 대사 후보자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2021년 1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벌써 2년 4개월 이상 미국 대사가 공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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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핵심 측근 마켈 후보자 내정
한때 백악관 비서실장 후보군 올랐던 거물
2021년 1월 이후로 美 대사 없는 伊는 '환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1년 6개월가량 주한 미국 대사 자리가 비어 있자 국내에서 ‘동맹인 한국을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그런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통한 미국의 핵심 동맹이자 주요 7개국(G7) 회원이면서 2년 넘게 미국 대사가 없는 나라가 있다. 바로 이탈리아인데 바이든 대통령이 그의 핵심 측근을 새 대사 후보자로 지명해 상원 인준 절차에 이목이 쏠린다.

잭 마켈 이탈리아 주재 미국 대사 후보자. 사진은 2021년 백악관 조정관으로 일하며 아프가니스탄 난민 정착에 관여하던 당시의 모습. 미 국토안보부 홈페이지
백악관은 1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잭 마켈 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대사를 이탈리아 주재 대사 후보자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OECD는 프랑스 파리에 있어 마켈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상원을 통과하면 그는 파리에서 로마로 임지를 옮기게 된다.

이탈리아 언론은 크게 반기는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2021년 1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벌써 2년 4개월 이상 미국 대사가 공석이기 때문이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 자신의 대선 캠프에서 정치자금 모금에 관여했던 기업인 루이스 아이젠버그를 이탈리아 대사로 임명했다. 아이젠버그는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패함에 따라 2021년 1월까지만 재임하고 이탈리아를 떠났다. 그 후 로마의 미국대사관은 현재까지도 대사대리 체제로 파행 운영 중이다.

눈길을 끄는 건 마켈 후보자가 OECD 대사가 돼 파리에 부임한 것이 지난해 2월이란 점이다. 재임 기간이 1년 3개월밖에 안 된 대사를 갑자기 빼내 다른 임지의 대사로 보내는 전형적인 ‘돌려막기’ 인사로 볼 수 있다. 그만큼 이탈리아 주재 대사관의 공백 해소가 시급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마켈 후보자는 한때 백악관 비서실장 유력 후보군에 들었을 만큼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이자 정치적 기반인 델라웨어주(州) 출신으로 주정부 재무장관과 주지사(2009∼2017)를 지냈다. OECD 대사가 되기 전에는 백악관 조정관으로서 2021년 8월 탈레반 재집권 후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한 난민들을 안전하게 이동시키고 또 미국 지역사회에 정착시키기 위한 연방정부 차원의 행정적 지원을 총괄했다.

022년 11월 인도네시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왼쪽)가 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정상회담을 갖기 전 악수하고 있다. 그간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해 온 이탈리아는 최근 탈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신화연합뉴스
일각에선 G7 회원국 중 유일하게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그간 친중(親中) 노선을 걸어 온 이탈리아 정부가 일대일로에서 빠질 가능성을 시사한 직후 대사 후보자 지명이 이뤄진 점에 주목한다. 앞서 미국은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최근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일대일로 탈퇴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G7이 힘을 합쳐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온 미국으로선 이탈리아 정부의 입장을 번복시키는 외교적 승리를 거둔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5월 일본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멜로니 총리와 대면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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