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 “남조선 행태 주시” 이례적 견제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이 한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공 가능성을 언급하며 수위 높은 비판 메시지를 내놨다. 재외공관 업무는 보통 주재국과의 양자 관계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제3국인 한국을 겨냥한 발언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13일 나온다.
주북 러시아 대사관은 지난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계정에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글을 올려 “적을 때려 부수고, 큰소리치던 서방의 기술 장비들을 격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사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선 방문 모습 등 약 30장의 사진을 올리고 장면마다 설명을 따로 달았다.
대사관은 특히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203㎜ 자주포 ‘2S7 피온’ 사진을 올리며 “우리는 우리의 포탄만 사용하지만, 적군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미국의 예속 국가들의 포탄을 사용한다”며 “남조선 당국은 ‘납입’을 시작할 것이라고 떠벌리고는 한다. 우리는 그들의 행태를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통 러시아 대사관은 페이스북에 글을 게재할 때 러시아 원문과 한글 번역문을 함께 제공한다. 번역문은 자동 번역이 아닌 북한 표현에 정통한 인사가 직접 손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대사관은 또 “우리는 조선(북한)의 전우들과 한 전호(참호)에서 미국식 강요 정책에 얽매이지 않은 새롭고 정의로운 세계 질서를 세우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우리의 위업은 정당하다.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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