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없이 과감하게…'이대호 향기' 풍기는 한화 노시환

이대호 2023. 5. 13.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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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변화로 큰 결과를 낼 수 있는 게 야구라는 종목의 특징이다.

경기 후 만난 노시환은 "페이스가 제가 생각해도 괜찮긴 하다. 이것을 얼마나 유지하는지가 중요하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시즌도 길기 때문에 한순간에 무너지는 게 타격이라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대호의 경남고 후배인 노시환은 기회가 될 때마다 이대호에게 조언을 구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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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경기 연속포…시즌 8개 홈런으로 리그 공동 선두
한화 노시환의 호쾌한 홈런 스윙 [한화 이글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작은 변화로 큰 결과를 낼 수 있는 게 야구라는 종목의 특징이다.

이미 신체적·기술적으로 완성된 선수는 작은 깨달음만으로 한 단계 성장한다.

한화 이글스 오른손 거포 노시환(23)은 좋은 사례다.

노시환은 1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방문 경기에서 9회 임준섭을 상대로 시즌 8호 홈런을 때렸다.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며 최상의 타격 감각을 유지하는 노시환은 박동원(LG 트윈스)과 함께 리그 홈런 공동 선두로 나섰다.

경기 후 만난 노시환은 "페이스가 제가 생각해도 괜찮긴 하다. 이것을 얼마나 유지하는지가 중요하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시즌도 길기 때문에 한순간에 무너지는 게 타격이라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시환의 시즌 성적은 타율 0.357(2위), 8홈런(공동 1위), 20타점(공동 7위), OPS(출루율+장타율) 1.049(1위)다.

타격 정확도와 장타력까지 겸비한 모습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KBO리그 역대 최고의 우타자 이대호(41)를 떠올리게 한다.

"경남고 선배님 잊지 않을게요" (대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2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 롯데의 경기. 은퇴 투어에 나선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고등학교 후배인 한화 이글스 노시환으로부터 선물을 받고 있다. 2022.9.20 coolee@yna.co.kr

이대호의 경남고 후배인 노시환은 기회가 될 때마다 이대호에게 조언을 구하곤 했다.

2019년 한화에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한 노시환은 입단 첫해부터 꾸준히 기회를 받았다.

2020년 12홈런, 2021년 18홈런으로 순조롭게 성장했던 그는 지난해 타격 정확도와 홈런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타격 지점을 뒤에 놓고 치는 변화를 택했다.

공을 조금이라도 오래 지켜보고 타격하면 삼진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그 결과 타석당 삼진율을 2021년 23.4%에서 2022년 19.4%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만큼 배트에 힘을 싣기 어려워져 홈런이 2021년 18개에서 2022년 6개로 급감했다.

노시환은 겨울 동안 타격 지점을 앞에다가 두고 치는 훈련을 소화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2일 인천 SSG전에서 맹활약한 노시환 [촬영 이대호]

그는 "작년에는 히팅 포인트(타격 지점)가 뒤에 있어서 중견수에서 우익수 방향으로 타구가 많이 갔다면, 올해는 좌익수 방향으로 타구가 많이 나온다. 제가 생각한 방향대로 잘 흘러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고 거포답게 강한 타구를 만드는 데 주력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실제로 이번 시즌 노시환의 홈런 가운데 오른쪽 담장과 가운데 담장을 넘긴 건 각각 하나씩뿐이다.

나머지 6개는 타격 지점을 앞에 두고 힘껏 잡아당겨 관중석까지 타구를 보냈다.

타구 방향만 보면 지난 시즌 홈런왕 박병호(37·kt wiz)도 떠오른다.

이처럼 힘있게 치면서도 올해 타석당 삼진율은 19.7%로 지난 시즌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노시환은 "과감하게 하니 자신감도 생긴다. 히팅 포인트를 뒤에 두면서 소극적으로 타격했는데, 오히려 과감하게 하다 보니까 성적이 따라온다"고 했다.

리그를 대표할 차세대 간판 우타자로 가능성을 보여주는 노시환은 숫자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장타 욕심 안 내고 강하게 치려는 생각만 하다 보니 홈런도 나온 거다. 하루하루 팀이 승리하는 데만 집중하지, 타이틀은 아예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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