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트럭 전성기 온다…원조 포드부터 KG·기아까지 ‘출사표’

국내외 완성차 업체 픽업트럭 마케팅 집중
‘레인저’ 여성 저격·‘시에라’ 40대 남성 픽
캠핑장서 픽업 체험·튜닝 페스티벌도 개최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선인자동차 대치전시장에서 노선희 포드코리아 마케팅 프로덕트 총괄(전무)이 레인저 랩터를 소개하고 있다. [김지윤 기자]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캠핑, 차박(차+숙박), 낚시 등 야외 활동이 인기를 끌면서 픽업트럭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과거 픽업트럭은 ‘짐차’, ‘화물차’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큰 차체와 높은 활용도를 앞세워 ‘레저용 차량’의 한 장르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픽업의 원조 격인 포드, GMC 등 미국 브랜드뿐 아니라 KG모빌리티, 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잇달아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코리아는 최근 서울 강남구 선인자동차 대치전시장에서 ‘레인저 간담회’를 열고, 편의 사양이 개선된 레인저 모델을 소개했다.

레인저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618대가 팔려 포드의 국내 판매 모델 중 익스플로러(3142대), 브롱코(819대)에 이어 3위를 차지한 모델이다.

포드코리아는 상품성이 개선된 신형 레인저를 앞세워 올해 픽업트럭 시장을 흔들겠다는 포부다. 레인저는 ‘와일드트랙’, ‘랩터’ 두가지 트림으로 출시되고 있으며 가격은 각각 6350만원, 7990만원이다. 와일드트랙은 견인력에 집중한 모델이고, 랩터는 오프로드 주행에 특화된 차량이다.

김양중 포드코리아 세일즈팀 이사는 “픽업트럭에 대한 인식이 ‘혼자서 즐겁게 놀 수 있는 차’로 잡혀가고 있다”며 “레인저를 출고한 고객들의 취미를 조사하면 1등이 캠핑, 2등이 낚시일 정도로 픽업트럭이 활용도가 좋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드코리아에 따르면 레인저의 실 계약자는 40~50대 남성이 가장 많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여성 고객의 비율도 20％ 정도까지 높아졌다. 특히 레인저는 최근 전 세계 여성 기자들이 뽑은 ‘2023 여성 세계 올해의 차’로 선정되기도 했다.

‘남성의 차’라는 인식이 강한 픽업트럭이 다양한 세단,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제치고 여성들의 1위 모델로 선정된 것은 이례적이다. 픽업이 가진 성능에 세단의 주행 편의장치까지 더해져 데일리카로 활용도가 높아졌다는 게 포드의 분석이다.

제너럴모터스(GM)의 픽업·SUV 전문 브랜드 GMC도 지난 2월 한국시장에 ‘시에라 드날리’를 공식 출시했다. GMC 브랜드 론칭과 함께 첫 번째 모델로 초대형 풀사이즈 픽업트럭을 가져왔다.

시에라는 올해 2~4월까지 총 176대가 판매되며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가고 있다. 특히 GM 한국사업장은 시에라 출시를 통해 “니치 마켓(틈새시장) 내 지속적인 수요를 확인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40대 남성 사업가를 중심으로 당초 기대보다 높은 계약률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GM의 설명이다. GM은 10년 만에 풀체인지를 거친 ‘쉐보레 콜로라도’ 3세대 픽업트럭도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픽업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는 KG모빌리티(옛 쌍용차)다. KG모빌리티는 최근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강원도 춘천, 양구 일대에서 캠핑을 통해 자사 대표 레저 차량인 ‘렉스턴 뉴 아레나’와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을 체험해 보는 행사를 마련하기도 했다.

렉스턴 뉴 아레나는 지난 2001년 출시된 대형 SUV 렉스턴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쿨멘은 국내 픽업트럭 시장 확장을 노리고 KG모빌리티가 선보이는 하이엔드 픽업트럭이다. 보다 세련된 디자인과 고급 트림에 적용되던 첨단 사양을 기본화한 것이 특징이다.

KG모빌리티는 앞서 3~5일에는 양재 aT센터에서 건전한 튜닝 문화 조성과 캠핑 문화 붐업(Boom-up)을 위한 ‘KG모빌리티 튜닝(Tuning) 페스티벌’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동 수단을 넘어 자동차가 자기표현을 위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 착안, 픽업트럭과 함께 튜닝 시장을 활성화하겠단 취지다.

기아도 픽업트럭 시장 문을 다시 두드린다. 노동조합과 경기 화성 오토랜드 화성공장에서 내년 12월부터 픽업트럭(프로젝트명 TK1)을 양산키로 했다. 기아가 국내에서 픽업트럭을 생산하는 것은 1981년 브리사를 단종한 이후 처음이다.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