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로 체제선전 디즈니 영화로 수업
◀ 김필국 앵커 ▶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 방송에선 한 병원과 의사들을 집중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내보냈다고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방송도 선전선동의 일환인 북한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내보낸 이유가 있을텐데요.
어떤 의도일까요?
◀ 기자 ▶
옥류아동병원 뇌신경외과 의사가 주인공으로 마치 의학 드라마처럼 편집해서 보도했는데요.
◀ 리포트 ▶
태어난 지 일주일된 아기의 척수 신경 수술에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합니다.
[권영진/옥류아동병원 과장] "지금까지 갓난아기 환자들에 대한 마취는 많이 진행해 왔지만, 그때 난지 1주일 밖에 안되는 환자의 척수막류 수술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북한은 2013년 개원한 이 병원을 김정은 위원장의 치적 중 하나로 꼽는데요.
세계적 수준을 갖춘 병원이라고 강조하며 의미를 부각합니다.
[신영전/한양대 의대 교수] "남쪽 의사들하고도 같이 가서 토론도 했거든요. 우리나라 못지않게 시설을 갖추고 있죠. 그리고 인력들도 보건성이 아니라 아예 국가보위부 차원에서 최고 인력들을 배치시켜 놓고 있기 때문에.."
◀ 김필국 앵커 ▶
결국 체제선전을 위한 거다, 이 말이죠?
◀ 기자 ▶
네, 프로그램 곳곳에서 무상의료 체계를 선전하는 모습도 드러납니다.
[조선중앙TV/5월 7일] "선생님 나 걷고 싶어요.. 당에서 훌륭히 꾸려준 우리 병원의 덕을 보지 못한다고 할 때 정말 의사로서의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또 주민들이 똘똘 뭉쳐 생명을 살렸다는 식의 감성적인 접근이 매번 뒤따르는데요.
전신 3도 화상 환자를 위해 너도나도 피부 조직을 주겠다고 나섰다거나,
[조선중앙TV 편집물] "수백 명의 사람들이 정형외과 수술실 앞으로 물밀듯이 몰려들었습니다. 자기의 피부를 먼저 떼어 달라고 앞을 다퉜고.."
환자를 위해 의료진이 직접 수혈해 목숨을 구했다는 식입니다.
[조선중앙TV 편집물] "생명을 다투는 긴급수술을 받게 되었을 때 그를 살리기 위해 서슴없이 피를 바치고..."
주민의 결속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걸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이는데요.
이런 선전영상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전반적인 의료 환경은 상당히 열악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다른 소식도 알아볼까요.
북한 중학교에서 디즈니 만화영화로 영어를 가르친다고요?
◀ 기자 ▶
네, 북한에선 엘리트 학교로 알려진 김철주 사범대 부속 세거리 초급중학교 수업 장면이 방송에 나왔는데요.
교실 텔레비전에 익숙한 캐릭터가 보이죠?
디즈니 만화영화 겨울 왕국의 안나와 엘사인데요.
칠판에는 노래 가사도 적혀있습니다.
[최은정/세거리초급중학교 교사] "우리는 문법 위주의 교육으로부터 회화 위주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되니 학생들이 외국어에 취미를 가지게 되었으며.."
북한은 반동문화사상 배격법을 제정해 외국 영상을 보면 처벌하도록 하고 엄격하게 통제해왔는데요.
교육 목적으로 일부 장면만 편집해 사용하는 거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김세로 기자, 수고했습니다.
김세로 기자(ser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483191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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