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내 식물 왜 이래?…'식물병원' 가봤습니다

김태인 기자 2023. 5. 1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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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식물병원을 방문하면 식물 전문 상담가들이 분갈이 등 관리 방법을 알려준다.〈사진=김태인 기자〉
지난 8일 취재진이 방문한 서울시 은평구 반려식물클리닉센터.〈사진=김태인 기자〉

반려동물에 이어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이 아프면 동물병원에 가듯, 반려식물이 아프면 찾아갈 수 있는 '식물병원'도 생겼습니다.

서울시에서 지난 4월부터 반려식물병원, 이른바 '반려식물클리닉센터' 4곳을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JTBC 취재진은 키운지 한 달 정도 된 반려식물을 들고 직접 서울시 은평구 향림도시농업체험원에 있는 반려식물병원에 가봤습니다.

은평구 반려식물클리닉센터에는 22명의 식물 전문상담사가 있습니다.

사전 예약을 하고 찾아가니 시간에 맞춰 상담사와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반려식물 치료동의서'를 작성하면 본격적인 상담이 시작됩니다.

취재진이 키우고 있는 반려식물은 '애플민트'입니다. 영양이 부족하고 햇볕을 잘 받지 못해 입이 누렇게 떴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진단 후에는 상담사가 직접 분갈이를 해주며 분갈이 방법을 알려줍니다. 햇볕이 잘 들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식물을 둬야한다는 처방과 함께 영양제를 받고 상담이 끝났습니다.


"가지 하나에 이파리 하나 달려있는 식물도 데리고 와요"



서주봉 은평구 반려식물클리닉센터 대표는 취재진에게 "반려동물처럼 반려식물을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지난 4월 개원한 뒤 벌써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식물병원에 반려식물을 입원시키는 '식집사(식물집사, 반려식물을 기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반려식물병원 한쪽에는 2주간 입원치료를 받는 반려식물 10그루가 있었습니다. 서주봉 대표는 "이곳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뒤 건강해져서 나가는 식물들을 보면 반려식물 주인 뿐만 아니라 상담사들도 뿌듯함을 느낀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려식물병원에서 2주간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반려식물들. 〈사진=김태인 기자〉

"정서적 교감 좋아 기른다"...반려식물 인지도↑



반려식물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졌습니다. 농촌진흥청이 지난해 반려식물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조사한 결과 '반려식물에 대해 매우 잘 알거나 조금 알고 있다'라는 응답은 87.9%로, 1년 전보다 5.6%포인트 늘었습니다.

반려식물을 기르는 이유로는 '정서적 교감 및 안정'이 55%로 가장 많았습니다. '공기정화'(27%), '실내장식'(14%) 순이었습니다. 정서적 효과에 대한 세부 답변으로는 '정서적 안정'이 79.6%로 가장 많았고, 행복감 증가(73.1%), 우울감 감소(68.4%), 희망이 생김(56.4%)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1년도 화훼 재배현황' 일부 자료. 〈자료=농림축산식품부〉

실제 반려식물 수도 늘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1년도 화훼 재배현황'에 따르면 화훼 재배 면적은 4218ha로 전년보다 2%정도 줄었지만 분화류(화분에 재배하는 식물) 판매량은 1억3900만 분으로 1년 전보다 500만 분 정도 늘었습니다.

지난 3년간 화훼 소비액도 늘었습니다. 국민 1인당 연간 화훼 소비액은 지난 2019년 1만1616원에서 지난 2021년 1만2386원으로 770원 정도 늘었습니다. 농식품부는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늘면서 집안을 식물로 꾸미는 플랜테리어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1인가구 '식집사' 늘면서 반려식물용 애플리케이션 각광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식물진단을 받을 수 있다.〈영상=김태인 기자〉

반려식물을 기를 때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관련 애플리케이션도 출시되고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AI(인공지능)가 식물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알려주는 겁니다. '식집사'들을 위한 소통 게시판을 통해 자신이 키우는 반려식물을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식물을 기르는 방법도 공유할 수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JTBC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이전보다 반려식물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반려식물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났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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