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문가’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사임…“장벽 허물었다”
최초 여성 국무부 부장관 경력
미국 정부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이자 국무부 2인자인 웬디 셔먼 부장관이 12일(현지시간) 사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셔먼 부장관의 퇴임 소식을 알리며 “그는 21세기 역사가 쓰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우리(미국)의 관여를 이끄는 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전 세계 동맹들과 유대를 강화했다”고 치켜세웠다.
셔먼 부장관은 조 바이든 행정부 초대 국무부 부장관으로, 미국의 손꼽히는 ‘한반도통’이다. 빌 클린턴 행정부 2기 시절이었던 1999년부터 2001년까지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으로 활동하며 북한 문제에 깊숙이 관여했다.
2000년 10월 조명록 당시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북한 관리 중엔 최초로 미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배석했고, 이후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과 함께 평양을 찾아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선 이란 문제에 집중해 핵 합의를 끌어냈고, 바이든 행정부에선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응해 한미일 외교차관 회담을 여러 차례 개최하는 등 위기관리에 힘썼다.
블링컨 장관은 “그는 최초의 여성 국무부 정무차관이자 최초의 여성 국무부 부장관으로서 장벽을 허물었다”며 “30년 이상 3명의 대통령, 5명의 국무장관과 일을 한 그의 놀라운 경력은 우리 시대 가장 어려운 외교 정책 과제를 다뤘다”고 강조했다.
셔먼 부장관의 사임은 이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국무부 내에서조차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내부 메모에서 아프가니스탄 철군과 중국과의 경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을 거론하며 “이번 임기 동안 지정학적 조류의 변화와 함께했다”고 돌아봤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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