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이번엔 꼭 싣자" 다시 불붙은 헌법수록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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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43주년을 앞두고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5·18이 헌법 전문에 수록되는 것은 정체성 확립이라는 추상적 개념이면서도, 동시에 왜곡의 역사를 청산하기 위한 현실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5·18 민주화운동 43주년을 앞두고 다시 한번 5·18 헌법 수록 요구에 불이 붙고 있다.
올해 5·18 기념일을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통합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헌법 전문 수록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돼 있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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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주년 계기 尹 대국민 통합 메시지 '주목'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5·18 민주화운동 43주년을 앞두고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5·18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천명한 윤석열 대통령이 5·18 기념식에서 이러한 요구에 화답하는 국민 통합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역사 따라 바뀐 헌법 전문
모든 법의 토대가 되는 기본법인 헌법의 가장 첫 부분(전문)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담고 있다.
1948년 처음 제정된 헌법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기미 3.1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라고 적시하며 3·1 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았다고 명시했다.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62년 개정된 5차 개정헌법에는 3·1 운동에 이어 4·19 의거와 5·16 군사 쿠데타가 동시에 담겼다.
5·16 쿠데타를 반독재 민주주의 운동인 4·19 혁명과 동일시함으로써 군사 정권에 정통성을 부여하려 했다.
전두환 신군부가 정권을 잡은 1980년 7차 개정헌법에는 4·19와 5·16이 동시에 삭제됐지만, 1987년 6월 항쟁으로 쟁취한 9차 개정헌법에서 4·19 이념이 헌법 전문에 되살아났다.
당시 논의 과정에서 5·18 민주화운동은 6월 항쟁을 촉발한 역사적 의미를 담아 4·19와 함께 헌법 전문에 포함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그러나 여전히 정권을 잡고 있던 신군부 세력과 보수여당의 반대로 헌법 전문에는 4·19만 담겨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5·18 왜곡의 근본 해결책
5·18이 헌법 전문에 수록되는 것은 정체성 확립이라는 추상적 개념이면서도, 동시에 왜곡의 역사를 청산하기 위한 현실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1989년 광주 청문회를 통해 진실이 드러나고 역사적 평가가 확립됐다고 믿었지만 왜곡과 폄훼는 끊이질 않았다.
오히려 이명박·박근혜 정권 임기 9년 동안 5·18 상징곡인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금지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5·18을 부정하거나 왜곡·폄훼하는 주장은 확산했다.
북한군 투입설과 같은 황당한 주장이 극우 세력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다 급기야 일부 보수당 국회의원들까지 여기에 동조하며 논란을 키웠다.
이미 정립된 역사적 사실조차도 자극적 언어로 포장된 왜곡과 폄훼 앞에서 송두리째 흔들렸다.
뒤늦게 이를 처벌해달라며 현행법에 호소해봤지만, 돌아온 것은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했다.
우여곡절을 거치며 5·18 왜곡처벌법이 제정됐는데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등 극우 인사들은 여전히 5·18을 북한군의 선동에 따른 폭동이라고 주장하며 폄훼를 일삼고 있다.
헌법 이념에 5·18을 명시해야 한다는 방안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문재인 전 대통령 임기 중이던 2018년 3월 대통령 발의로 개헌안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는 듯 했으나 정치적 공방 끝에 무산됐다.
헌법 전문 수록 여론 봇물
5·18 민주화운동 43주년을 앞두고 다시 한번 5·18 헌법 수록 요구에 불이 붙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이 문제에 찬성해온데다 다수당인 야당과 집권당인 여당이 모두 동의하고 있는 현재의 정치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긍정적이다.
올해 5·18 기념일을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통합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헌법 전문 수록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돼 있을지도 주목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헌법 가치 수호를 골자로 하는 5·18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윤 대통령 약속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힌 바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정부와 국회에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합의를 촉구하며 논의의 불씨를 당겼다.
그는 지난 9일 정례조회에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는 것은 절차만 남았을 뿐 여야, 진보·보수, 호남·영남, 대통령 후보들 모두 동의한 사안"이라며 ""내년 총선과 동시에 원포인트 개헌이 될 수 있도록 합의해 달라"고 강조했다.
5·18 기념재단 이기봉 사무처장은 1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5·18 왜곡이 반복되는 일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5·18 헌법 전문 수록"이라며 "여야 공감대가 형성된 부분만이라도 개정을 추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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