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드론 앞에서 제발 살려달라고 빌었다”…러시아군 운명은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boyondal@mk.co.kr) 2023. 5. 1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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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드론 앞에서 ‘살려달라’고 한 러시아군. [사진출처 = 트위터]
우크라이나군이 최대 격전지로 손꼽히는 바흐무트 전선에서 러시아군을 격퇴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홀로 남겨진 러시아군이 적진이 띄운 드론의 안내를 받고 탈출하는 영상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제92기계화보병여단의 유리이 페도렌코 드론 사령관이 텔레그램 앱에서 ‘바흐무트: 5월 9일 우크라이나군의 자비로운 행동’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바흐무트 격전지에서 홀로 살아남은 한 러시아 병사가 공중에 있는 우크라이나 드론을 발견하고 손으로 ‘X’를 거듭 표시했다. “나를 쏘지 말아달라”는 의미다.

드론을 통해 이 장면을 목격한 우크라이나군은 항복 지침이 담긴 ‘평화 메시지’를 비닐에 담아 드론을 통해 러시아군에 전달했다.

참호에서 나와 우크라이나 진지로 이동하라는 내용이다.

러시아군은 이 지침에 따라 평지로 올라온 뒤 드론이 안내하는 방향대로 따라갔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해당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진지까지 안전하게 이동했으며 바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항복한 러시아군 아뉴틴 로슬란 니콜라예비치는 텔레그램 영상을 통해 “오늘 드론이 나의 생명을 구해줬다”고 말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빨리 전쟁이 끝나야 할 텐데” “더이상 희생자가 나오지 말았으면 좋겠다” “항복을 받아준 우크라이나군에 존경을 표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우크라이나군은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러시아 보병여단을 격파했다는 승전보를 전했다. 러시아는 해당 상황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특별군사작전이 어려운 상황에처해 있다”며 불리한 전황을 일부 시인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0일(현지 시간)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은 “바흐무트 일부 지역에 있던 러시아 부대들이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으로 2㎞ 이상 후퇴했다”고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 육군 제3강습여단도 성명을 내고 “러시아 육군 72여단 산하 6대대와 7대대가 거의 전멸했으며 정보부대 역시 격파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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