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찾기]지하철에서 안내리면 도착하는 비밀역?
안평기지 간이역이 그 주인공
홍보관과 테마공원도 있어
기장군에 위치한 부산 도시철도 4호선 종점 안평역. 이곳에서 내리지 않으면 노선도에 없는 숨겨진 역으로 갑니다.
과연 이 역은 어떤 공간일까요? 보물찾기 취재진이 직접 가봤습니다.
부산도시철도 4호선. 2003년 12월 3일 착공해 2011년 3월30일 개통했습니다. 대한민국 최초로 상업 개통한 대중교통용 경전철입니다.
미남에서 출발하면 동래 → 수안 → 낙민 → 충렬사 → 명장 → 서동 → 금사 → 반여농산물시장 → 석대 → 영산대 → 윗반송 → 고촌 → 안평까지 공식 노선표 상 14개의 역을 정차합니다.
하지만 종점인 안평역에서 내리지 않고 있으면 청소부가 탄 뒤 열차가 출발합니다. 차고지로 들어가는 것인지, U턴을 해 미남 방면으로 다시 나오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었지만 계속 가봅니다.
출발한 지 30초 남짓 “경전철 홍보관 또는 휴메트로 테마공원을 이용하실 승객께서는 안평기지 간이승강장 맨뒤 차량에서만 내릴 수 있으므로 뒤쪽으로 이동하시길 바랍니다”는 멘트의 안내 방송이 나옵니다.
종점을 지나 간이승강장에 도착하면 역에 위치한 직원의 안내에 따라 주민등록증, 여권, 운전면허증 중 하나를 제출한 뒤 출입증을 받아야 합니다.
주민등록등본도 가능하며, 여러 명이 갔을 경우 한명만 제시하면 됩니다. 신분증이 없는 아동은 보호자의 동행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방문이 제한됐던 이곳은 2022년 5월부터 사전 예약을 해야 방문이 가능합니다. 예약은 부산교통공사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경전철 홍보관은 공휴일, 공사 지정 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됩니다.
출입증을 목에 걸고 교통카드를 찍은 뒤 플랫폼을 따라 이동하면 부산교통공사 경전철운영사업소가 나옵니다. 이날 취재진은 경전철운영사업소 운영부의 도움을 받아 동행했습니다.
사업소 1층으로 들어서자 경전철 홍보관이 보입니다. 94평 규모의 홍보관에는 공사연혁, 개통기념사진 등을 연대별로 전시한 구역부터 경전철 부품 실물을 전시한 구역, 역사의 실물모형과 노선도, 확대 모형을 전시한 구역도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부산 경전철을 소개하는 다양한 구역들이 있었는데요. 특히 흥미로웠던 곳은 실제 경전철의 운전대를 구현한 곳이었습니다.
사실 부산도시철도 4호선은 무인 경전철으로 운전대가 없습니다. 하지만 위급상황 발생시 열차 앞쪽에 있는 대시보드를 열면 운전대가 등장합니다.
홍보관에서 구현한 운전대는 단순 조작 체험 뿐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램과 연결돼 실제 운행과 유사한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기관사들이 훈련하는 프로그램과 동일하다고 합니다.
[부산 경전철운영사업소 김성욱 운영부장] “부산 도시철도 4호선 끝 안평에 오시면 숨어 있는 비밀의 공간 경전철 홍보관과 휴메트로 테마공원이 있습니다. 2011년 3월 개장해 6만 9000여 명의 시민들이 다녀갔습니다. 국내 최초 고무 차륜 무인 경전철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홍보하기 위해 조성 됐고, 시민들의 안전 체험 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시민들께서) 경전철 홍보관과 휴메트로 테마공원으로 오기 위해 숨겨진 역인 안평기지 간이역에 오는 것을 매우 신기해 하고 즐거워합니다. 가족 단위 나들이로 너무나 좋은 곳이니 많이 찾아와 주시기 바랍니다.”
홍보관 구경이 끝난 뒤 사업소 정문으로 나와 걸으면 휴메트로 테마공원이 나옵니다. 이곳을 거닐다 보면 도심에서 벗어난 한적함을 느낄 수 있고 생태연못, 그리고 잘 정돈된 꽃과 나무들이 반겨줍니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에는 오후 5시까지 운영합니다.
이곳의 주요시설은 광장을 낀 잔디마당, 천연 잔디가 깔린 풋살장, 어린이 종합놀이터인 어드벤처 놀이시설 등으로 구성돼있습니다. 총 2310평의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최근 날씨도 풀리고 있어 늘어난 방문객들을 맞기 위해 잔디도 깔끔하게 정돈해 새 단장을 마쳤습니다. 놀이터에는 경전철을 형상화한 놀이기구들과 포크레인의 작동 원리로 모래를 퍼 담는 놀이기구 등 아이들의 호기심을 채워줄 다양한 시설들도 있었습니다.
가족끼리 나들이 오기에도, 호기심 많은 학생들의 견학 장소로도 안성맞춤인 것 같습니다.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상 속 스쳐가는 존재로만 여겨졌던 지하철. 부산교통공사가 제공하는 문화공간들은 지하철이란 공간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고 지친 일상을 달래주기 충분해보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4호선을 타고 숨겨진 역으로 떠나보시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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