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북, 개성공단 가동에 해금강호텔 철거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남북의 창>입니다.
요즘 반짝 더위 탓에 곳곳에서 여름 옷차림을 하신 분들이 자주 보이는데요.
밝고 가벼운 원단에 민소매는 북한 여성들도 선호하는 옷이라고 하네요.
최근 평양의 여성복 유행은 어떤지 <요즘 북한은>에서 전해드립니다.
또 조성진, 임윤찬 같은 천재 음악가들은 우리가 자랑하는 젊은 피아노 연주자들이죠.
북한도 이런 음악 영재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는데 힘쓰고 있는데요.
<클로즈업 북한> 소식으로 준비했습니다.
네, 참전 용사들과 유가족들의 가슴 아픈 인생 이야기는 <통일로 미래로>에서 취재했습니다.
5월 둘째 주, <남북의 창> 문을 열겠습니다.
북한이 개성공단을 무단 사용하는데 대해 우리 정부가 강력한 항의를 거듭하고 있지만, 북한은 오히려 보란 듯이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 금강산의 우리 자산인 해금강 호텔도 완전히 해체됐고 금강산 호텔 등 북측 자산도 철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지구에 대한 북한의 불법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엄중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입니다.
오늘 <이슈&한반도>에서 이 문제를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말 촬영한 개성공단 위성사진입니다.
건물 앞과 공터 등 곳곳에서 버스와 인파, 자재 등이 눈에 띕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대략 21곳에서 이런 모습을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10여 개의 공장을 불법 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했는데, 우리 기업 자산의 무단 사용은 남북 합의서와 개성공업지구법 위반입니다.
[권영세/통일부 장관/4월 11일/대북 성명 : "북한의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법적 조치를 포함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며, 국제사회와도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다."]
북한이 우리 기업 자산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정황은 이전부터 포착됐습니다.
앞서 미국 위성업체가 개성공단을 열적외선 위성으로 촬영했는데, 섬유와 전자, 전기밥솥 등의 공장이 활발히 가동 중인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개성공단의 통근버스가 평양과 개성 시내를 누비는 모습을 관영매체가 버젓이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또, 이산가족 상봉역사를 담은 해금강호텔의 하층 지지대마저 완전 철거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선중앙TV/2019년 10월 : "(김정은 위원장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싹 들어내도록 하고..."]
15년 전 우리 선수들이 북한 땅에서 첫 대회를 치렀던 골프장 숙소동을 비롯해 금강산 온정각, 고성항횟집 등 우리 기업의 건물들이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겁니다.
[황지환/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 "코로나 팬데믹으로부터 조금 벗어나려고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이 중국과도 무역이나 교류를 좀 더 활발히 해야 되고요. 금강산 같은 경우에는 과거에도 중국 관광객들을 모집하려고 했던 노력들이 있었기 때문에 향후에 그런 부분들을 고려를 해서 북한이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시설을 활용해서 좀 경제적으로 이득을 보려고 하는 게 아닌가 이렇게 추정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부는 한국 자산에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관을 통해 책임을 묻고 배상을 요구한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남북 모두 대화는 끊고 군사력 증강에 나선 현 상황에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 : "어디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남북한의 여러 합의서가 존재합니다만 일종의 신의의 원칙에 기반을 한 것이죠. 지금 상황에서 가장 쿨한 방법은 우리 쪽에서 가서 그런 시설들을 다시 가져오는 거죠. 근데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거냐? 그런 대규모의 시설을 다시 가져오려면 대형 트럭 이런 것들이 들어가야 되거든요. 근데 이건 안보리 제재에 또 저촉이 돼요. 그래서 이게 남북 관계 측면에서 그렇고 국제적인 측면에서도 마땅한 방법을 찾기가 대단히 어렵다."]
[앵커]
이처럼 북한이 누가 뭐라든 제 갈 길 가겠다는 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가운데, 한미일 3 국은 북한 미사일 정보공유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미가 새로 합의한 NCG, 즉 핵협의 그룹에 일본이 참여할지도 주목되는데요.
한미일 3 국의 공조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중국은 사드 문제까지 다시 거론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북한이 처음 발사한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입니다.
1단은 정상 각도로 비행했지만, 2단과 3단은 각도를 높인 고각 발사.
미사일 궤도 추적에 실패한 일본은 홋카이도에 대피령을 발령했다가 20분 만에 취소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4월 13일 : "우리나라(일본) 영역 내에는 낙하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같은 혼선을 피하고 북핵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한미일은 미사일에 대한 실시간 정보공유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군사동맹이 아닌 한국과 일본은 서로의 레이더 시스템을 연결할 수 없어, 2014년 체결한 한미일 정보공유약정, TISA를 활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미 국방부를 매개로 한일 군당국이 북한 미사일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입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5월 9일 : "TISA, 그러니까 한미일 정보공유 약정을 포함한 기존의 체계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협의했었다."]
하지만 결국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 MD 참여로 이어지면서 현재의 신냉전급 대결 구도를 강화할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 : "한미일이 MD를 본격적으로 같이 한다는 얘기죠. 미사일 방어체제를... 미사일 요격 작전, MD에 있어서 그런 정보는 눈에 해당되는 겁니다. 날아오는 걸 이렇게 손으로 막으려면 그걸 잘 보고 있어야 되잖아요. 역대 정부들 같은 경우에는 그런 접근법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남북 관계, 한중, 한러 관계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거리를 두려고 했던 거거든요."]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한미 핵협의그룹, NCG에 일본을 포함시키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5월 7일 : "(워싱턴선언이) 궤도에 오르면, 또 일본도 미국과 관계에서 준비가 되면 이거는 뭐 언제든지 같이 협력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국과 일본의 국내 정치 분위기를 감안하면 일본의 NCG 실제 참여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입니다.
[황지환/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 "일본의 경우에는 이런 것들을 조금 더 통합적으로 운영을 하고 싶어 할 것이고, 또한 일본이 조금 더 주도를 해나가고 싶어 하는 측면들이 분명히 있을 텐데요 일단 시작은 한미 동맹에서부터 시작이 되었으니까 그 부분을 일본이 어떻게 받아들이냐, 미국이 어떤 정책을 가지고 한국과 일본을 설득해서 새로 조정해 나가느냐 하는데 그 핵심적인 열쇠가 있다고 봅니다."]
중국은 한미일의 움직임이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의 출현으로 이어질까 경계하고 나섰습니다.
[왕원빈/중국 외교부 대변인/5월 9일 : "핵 비확산 체제를 파괴하며 타국의 전략적 이익을 해칠 뿐입니다. 관련국들이 잘못된 길로 점점 더 멀리 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사드 3불을 다시 거론하며 한미일 가운데 가장 약한 고리로 평가되는 우리나라를 압박했습니다.
[앵커]
지난 10일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이었습니다.
KBS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39.1 %, 부정 평가는 55.5 %로 나타났는데요.
국정 운영을 긍정 평가한 이유로는 외교정책과 북한에 대한 대응을 꼽았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 1년, 외교안보 분야 성과와 과제를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윤 대통령의 지난 1년간 순방 거리는 총 10만 683km.
모두 9개국을 방문했고, 34번의 양자회담과 12번의 다자회의에 참석했습니다.
특히 한미정상회담은 1년 동안 총 3차례 열렸고,
[4월 26일/한미정상회담 국빈만찬 : "우리의 강철같은 동맹을 위하여! "]
[바이든/미국 대통령 : "앞으로 170년 더 함께 합시다."]
진전된 확장억제 강화 방안이 담긴 ‘워싱턴선언’도 발표했습니다.
12년 만에 셔틀외교를 복원하며 한일관계 개선의 물꼬도 텄습니다.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5월 7일 : "우리들이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는 것에 의견 일치를 보았습니다."]
또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한미 확장억제와 한미일 안보협력으로 실행력을 대폭 키우기로 한 점은 성과로 꼽힙니다.
[황지환/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 "미국이 지속적으로 한국에 대한 안보 공약을 재확인해 줬다고 하는 그런 측면은 굉장히 중요하겠죠."]
[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 : "최근 여론조사를 보니까 한미일 안보협력에 대해서 찬성하는 여론이 높더라고요. 국민들한테 좀 안보에 대한 안심, 안도감 이런 부분들이 조금 높아졌다고 하는 것이 굳이 찾자면 성과라고 볼 수 있는 거죠."]
하지만 미국 쪽으로 완전히 기울면서 한미, 한일 관계 강화에 힘을 쏟아 부었고, 중국, 러시아와는 소원해졌습니다.
윤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 가능성을 내비치자, 러시아는 한국을 적대국가로 못 박았고, 타이완 문제를 거론하자 중국은 “불장난하면 불에 타 죽는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지렛대인 중국과 러시아와의 협력 가능성이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황지환/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 "북한 문제에 대한 대응에서도 그렇고 지금 경제 안보와 관련돼 있는 배터리 문제나 아니면 반도체 문제 이런 부분들에서도 상당히 중국이 가지고 있는 레버리지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한미 동맹을 강화하면서도 한 중 관계를 어느 정도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느냐 라고 하는 측면이 필요한데..."]
남북 당국 간 대화는 2018년 12월 이후 4년 넘게 단절됐고, 북한은 지난달 통신연락선마저 모두 끊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담대한 구상을 제시했지만, 현재로선 공허한 구상이 됐습니다.
[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 : "국민들로 하여금 착시현상을 일으키잖아요. 그러니까 많은 국민들이 여전히 북한에 엄청나게 지원을 하고 있는지 착각을 하고 있어요. 북한을 지원의 대상으로 보는 관점부터 좀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고, 당분간은 남북한이 친해지는 게 어렵다면 그럼 어떻게 싸우지 않을 수 있는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냐. 그런 최저치부터 다시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간다고 하는 심정을 가지고 남북 관계도 다시 설계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임기 4년 역시 지난 1년처럼 한미동맹, 더 나아가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를 1순위에 둔다면, 북핵 문제의 평화적 관리와 해결 대신 한반도는 미국과 중국의 첨예한 대결의 또 다른 무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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