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장민재, 할머니를 떠올리며 던진 투구…모자에 적은 숫자

이형주 기자 2023. 5. 13.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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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재(33)는 세상을 떠난 할머니를 생각하며 투구했다.

한화 이글스는 1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쏠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5-2로 승리했다.

원래 SSG 상대 극강인 장민재는 5⅓이닝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그날 선발 등판이 예정돼 있던 장민재를 생각하며, 또 할머니 역시 그랬을 것이라 생각하며 투구 후 부고를 전했던 가족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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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투수 장민재. 모자에 '05.02 R.I.P'가 보인다. 사진┃뉴시스

[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 장민재(33)는 세상을 떠난 할머니를 생각하며 투구했다.

한화 이글스는 1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쏠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5-2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전 한화는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직전 경기 승리로 최근 5승 1패를 기록하게 됐음에도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경질됐기 때문이다. 작별 인사로 눈물을 쏟은 선수들도 있었다. 이후 급히 인천으로 올라가 치른 경기였다.

하지만 한화에는 장민재가 있었다. 원래 SSG 상대 극강인 장민재는 5⅓이닝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특유의 핀 포인트 제구력에 상대의 타이밍을 뺏는 피칭이 일품이었다. 장민재는 쾌투로 시즌 2승 째를 수확했다. 덕분에 팀도 혼란스러운 상황을 극복하고 승리하며 최원호 신임 감독에서 첫 승을 선물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날 장민재의 투구 모습마다 모자에 적은 숫자가 눈에 띄었다. 하나는 '14'였고, 하나는 '05.02 R.I.P'였다. 14는 한화 선수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적은 이명기의 번호다. 이명기는 발목 부상으로 장기 결장이 예상되고, 한화 선수들은 빠른 쾌유를 비는 마음으로 그의 등번호를 새겼다. 장민재 역시 똑같은 마음이었다.

다른 하나는 5월 2일 할머니의 기일과 편히 쉬세요라는 뜻의 문구를 의미한다. 지난 2일 장민재는 조모상을 당했다. 그날 선발 등판이 예정돼 있던 장민재를 생각하며, 또 할머니 역시 그랬을 것이라 생각하며 투구 후 부고를 전했던 가족들이었다. 장민재는 호투를 펼치고 슬픈 일을 접했다. 상 이후 복귀한 장민재는 슬픔을 위로해주는 동료들 속 다시 생업에 복귀해 묵묵히 팀을 위해 정진했다.

장민재는 본업에 집중하면서도 할머니를 떠올리며 힘차게 공을 뿌렸다. 이는 호투로 연결됐고, 팀의 승리로 귀결됐다. 늘 그렇듯 든든히 팀을 지키고 있는 장민재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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