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권' '출마설' 그리고 '언쟁'…한동훈, 다사다난 1년
기사내용 요약
17일로 취임 1주년…'간담회'는 없어
정순신 인사검증 실패, 야당 수사 등
정치권과 적극 '언쟁'…"결 다른 장관"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오는 17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한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에 헌법 재판이라는 승부수를 던지며 검찰 사무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권이 바뀐 뒤에야 임명된 검찰 출신 장관인 만큼 1년간 검찰 수사권이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동시에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범죄 대응에도 주력했다. 비극적인 스토킹으로 인한 살인 사건, 연간 최다 마약 사범 기록 경신, 주가조작 사건 등에 대한 대책 마련이 이어졌다. 동시에 '출마설'과 '언쟁'도 끊이지 않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장관은 오는 17일 취임 1년을 맞는다.
한 장관은 검찰 사무와 관련해 '추미애·박범계 뒤집기'를 시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장관의 1호 지시는 서울남부지검에 '증권·금융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 설치였다. 지난해 17일 취임식에서 "저는 오늘 즉시, '증권범죄합동수사단(현 증권·금융범죄합동수사단)을 다시 출범시키는 것으로 그 첫발을 떼겠다"고 말했다.
합수단은 증권·금융 관련 범죄를 전담하며 '여의도 저승사자'라고 불린 조직이다. 이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폐지했고, 박범계 전 법무무 장관이 '협력단'으로 다시 출범시켰다. 이후 한 장관이 1호 지시로 합수단 부활을 지시하고, 현재는 정식 직제화를 진행하고 있다.
합수단은 최근 SG증권발 주가조작 의혹, 테라·루나 사건 등을 맡아 수사하고 있다. 합수단은 출범 후 자본시장 교란사범 354명을 기소하고, 42명을 구속했다.
박 전 장관 재직 시절에 진행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응하기 위해 한 장관은 본인을 청구인으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도 청구했다. 동시에 시행령을 개정(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해 수사 대상 범죄를 확대했다.
다만 헌재는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각하했다. 권한쟁의 심판은 헌법상 권한의 침해 여부를 다투게 되는데, 검사의 수사권은 헌법상 권한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즉, 심판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다.
스토킹·마약·전세사기 등 민생침해 범죄 대응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한 장관 취임 후 김병찬·김태현·전주환 등 스토킹 관련 강력 범죄가 잇따라 일어났다. 한 장관은 스토킹 범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으면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했고, 검찰에 구속수사 등 엄정 대응을 지시했다.
또 조두순 출소 이후 국민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일명 '제시카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고위험 성범죄자들이 미성년자 교육시설 500m 이내에 거주하는 것을 제한하자는 것이 골자다.
지난해 마약사범이 1만8395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한 장관은 지난해 10월13일 검찰에 마약수사 역량을 조속히 복원하라며 마약 범죄에 대한 엄정 대응을 지시했다. 검찰은 경찰과 마약범죄특별특별수사본부를 꾸리고, 대검에 마약·조직범부를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을 거두는 일도 반복됐다. 범정부 TF는 임대인의 세금체납 정보를 미리 확인하고, 임차권 등기를 신속히 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했고, 특별단속을 통해 전세사기범 209명을 구속했다.
정순신 전 국가수사본부장 인사 검증 실패 논란도 있었다.
한 장관은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출범 당시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인사 검증 과정이 감시의 영역으로 들어오게 되는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정 전 본부장 인사 검증 실패 후 야당 의원들의 수차례 요구 끝에 유감을 표명했다.
특히 정 전 본부장이 검찰에 재직하던 시기에 아들의 학교폭력 의혹이 이미 논란이 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인사검증 과정에서 걸러지지 못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았다.
'출마설'도 끊이지 않았다.
정치권은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한 장관이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을 지속해서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당내 주요 선거 때도 한 장관 차출설이 거론되고, 한 장관이 특정 지역구로 이사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한 장관은 "지금 나오는 얘기들은 저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부인했다. 법무부 장관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도 매번 밝혔다.
한 장관은 정치권과 적극적인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황운하 민주당 의원을 향해선 "직업적 음모론자"라고, 김남국 의원에게는 "(가상화폐를) 사라고 한적 없다"고, 김의겸 의원에게 "장관직을 포함해 모든 걸 걸겠다. 의원님은 뭘 걸겠나"라고 했다.
야당을 상대로 진행된 수사도 부담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전 검찰에 잔류하고 있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장동 의혹은 지난 3월 재판에 넘겨졌다. 노웅래 의원도 불법 정치자금 혐의로 기소됐다. 최근 탈당한 윤관석·이성만 의원과 송영길 전 대표도 현재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뿐만 아니라 이학영 민주당 의원과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이름이 언급되는 '한국복합물류 취업청탁 의혹'도 수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인사인 서훈·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도 기소됐다.
한 장관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혹은 별도 입장은 밝히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용한 1주년을 맞이하는 셈이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한 장관이 검찰 출신이고,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학자·판사 출신 장관과는 결이 다른 것 같다"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수사 때문에 받는 주목을 피하고 행정력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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