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줬을 것 같은데?”…애매한 진술에 법원도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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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검찰 조사 단계에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건넸다고 주장한 1000만원에 대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정 전 실장 측이 "김용에게 돈을 준 게 명확히 기억나지 않는데도 그렇게 진술했냐"고 지적하자 유 전 본부장은 "1000만원을 준 게 여러 차례라 헷갈리는데 아마 80%는 준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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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전 본부장의 진술이 대장동 관련 재판의 유무죄를 가를 핵심 증거로 꼽히는 상황에서 재판부도 난색을 표하며 명확한 답변을 요구했다.
유 전 본부장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뇌물 등 혐의 공판에서 "2013년 1~2월 남욱 변호사로부터 2000만원을 처음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금액은 이 사건 공소장에 담긴 뇌물 액수인 3억5200만원과 별도의 돈으로 파악됐다.
유 전 본부장은 2000만원의 사용처에 대해 "1000만원은 정진상에게 주고, 나머지 1000만원은 김용에게 준 게 아니면 제가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실장 측 변호인은 즉각 반발했다. 유 전 본부장이 검찰 조사 단계에선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에게 각각 1000만원씩 줬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정 전 실장 측이 "김용에게 돈을 준 게 명확히 기억나지 않는데도 그렇게 진술했냐"고 지적하자 유 전 본부장은 "1000만원을 준 게 여러 차례라 헷갈리는데 아마 80%는 준 것 같다"고 답했다.
재판부도 유 전 본부장의 모호한 진술에 "줬는지, 아닌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냐"고 재차 물었다. 유 전 본부장은 "줬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시점이 100% 명확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날 검찰 관계자는 유 전 본부장의 진술 번복에 대해 "증인이 여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순간적으로 착각한 것 같다"며 "재주신문을 통해 사실 관계를 명확히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이날 공판에서 정 전 실장 측은 대장동 개발 비리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별개로 벌어진 유 전 본부장의 '독자적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이 남욱 변호사에게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이 안 되면 이재명 시장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 재선되지 않기를 바라라"고 말했는데 해당 발언 취지가 의심된다는 것이다.
또 유 전 본부장이 남 변호사와 뇌물 관련 이야기를 할때 "2층도(시장실) 알아선 안 된다"고 말했는데 이 역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무관한 범행임을 나타낸다고 주장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답답한 소리 말라. 정말 제가 대장동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냐"면서 범행을 자신에게 뒤집어씌우려 한다고 날을 세웠다.
유 전 본부장은 해당 발언을 인정하면서도 "이분법으로 가를 만한 내용이 아닌 정무적인 발언"이라며 "이재명 시장의 뜻을 부드럽게 관철하고 사태가 나빠지지 않게 만드는 게 참모의 역할"이라고 반박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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