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칼럼] 바다 위의 위협 ‘해무’

유희동 기상청장 2023. 5. 13.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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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안개 낀 날 소 찾듯'이라는 말이 있다.

이류안개는 따뜻하고 습기가 많은 공기가 찬 지표면이나 해수면 위를 이동할 때 생기는 냉각안개로 해상에서 형성되는 해무는 대부분 이류안개이다.

해무는 육상의 안개와는 달리 발생하는 범위가 상당히 넓으며, 수직 층이 두꺼운 편으로 수일 정도 지속된다.

육상에서도 안개가 자욱하게 끼면 가시거리가 확보되지 않아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아지는데, 망망대해에서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사고의 위험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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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낀 날 소 찾듯‘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안개가 끼면 소처럼 커다란 동물도 잘 보이지 않아 찾아 헤매게 되는 것처럼, 막연하게 헤매고 다니는 모습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처럼 안개는 우리 눈앞을 흐리게 하여 막막함과 답답함, 때로는 두려움을 주기도 하는 자연 현상이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앞 달맞이 언덕이 해무로 뒤덮여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기상학적으로 안개는 지표면 부근에서 극히 작은 물방울들이 대기 중에 떠 있어서 수평 가시거리가 1km 미만일 때로 정의하고 있는데, 이 중에 해상의 안개를 해무(海霧)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무가 4~10월에 주로 나타나며, 7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안개는 생성 원인에 따라 냉각안개와 증발안개로 나뉘는데, 공기가 냉각되어 물방울이 생기면 냉각안개, 공기에 수증기가 공급되어 생기면 증발안개이다. 이류안개는 따뜻하고 습기가 많은 공기가 찬 지표면이나 해수면 위를 이동할 때 생기는 냉각안개로 해상에서 형성되는 해무는 대부분 이류안개이다. 해무는 육상의 안개와는 달리 발생하는 범위가 상당히 넓으며, 수직 층이 두꺼운 편으로 수일 정도 지속된다. 증발안개는 따뜻한 수면에서 찬 공기로 수증기가 증발하면서 생기는데, 증기안개와 전선안개가 있다. 증기안개는 차가운 공기가 따뜻한 해수면 위로 이동할 때 해수의 증발이 일어나 대기로 수증기가 공급되고 해수면과 접촉한 대기가 부분적으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발생하며, 전선안개는 대기의 전선이 바다 위를 통과하기 전과 후에 강수 현상을 동반하여 해수면 가까이에서 생성된다.

안개가 자주 발생하는 시기에는 해안가 초고층 빌딩 사이로 해무가 지나가는 것을 목격하기도 하는데, 관련 영상이나 사진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해무는 해상에서 발생한 후 연안 지역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어 가시거리를 떨어뜨리고 해안 도로나 대교, 공항, 해상을 항해하는 선박들의 교통에 장애를 주며 크고 작은 위험을 초래한다. 실례로 2015년 2월 발생한 영종대교 106중 추돌사고는 해무의 위험성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해안경찰청에서 발표한 해상조난사고통계를 보면 매년 수십 척의 선박이 저시정으로 인한 해난사고 피해를 입었다. 육상에서도 안개가 자욱하게 끼면 가시거리가 확보되지 않아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아지는데, 망망대해에서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사고의 위험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기상청은 여객항로 및 안개 다발지역 등에 해무를 관측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100여 개소에 CCTV 시정계 등 해양안개관측장비를 운영 중이며, 천리안 기상위성 영상으로 해무를 탐지하고 있다. 부산기상청은 2022년 부산·경남권역 여객선 항로 등에 해양안개관측장비를 8곳에 설치해 관측자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연안 해무 감시를 위하여 통영시 해안 감시 CCTV를 활용한 영상 기반의 해무정보 알림서비스를 3년에 걸쳐 개발했다. 이 서비스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해무분석 기술로 올해는 부산 광안대교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기상청은 국민의 안전한 해상 활동에 도움을 주고자 ‘해양기상정보포털’도 운영하고 있다. 해양 레저를 즐기는 동호인, 어업 종사자, 해상교통 이용자들에게 해상 예·특보, 동네예보, 관측 등의 기상정보를 제공하며, 항만, 항로, 레저, 어업, 안전, 안보, 바다안개(해무), 해양기후 등 8가지 항목에 대한 맞춤형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웹에서는 사용자 위치기반의 해양기상정보를 제공하며, 해상특보, 실시간 해양기상관측정보, 일기도, 해구별 상세예측정보 등 특화된 정보도 제공 중이다. 기상청은 앞으로도 해양기상의 감시와 예측,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해무를 비롯한 바다 위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지키고, 국민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바다 활동을 즐기는 데에 도움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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