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in] 부산 교정시설 이전 두고 입지선정 논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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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 지 50년가량 돼 시설 노후화와 재소자 과밀 수용에 따른 인권침해 문제가 제기되는 부산 구치소와 교도소 이전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김형찬 강서구청장 등은 이날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부산시가 일방적으로 입지 선정 위원회를 구성해 교정시설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강서구민과 자치단체를 부정하는 처사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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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 있는 사상구 '환영'…통합이전 후보지 강서구 '발끈'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지은 지 50년가량 돼 시설 노후화와 재소자 과밀 수용에 따른 인권침해 문제가 제기되는 부산 구치소와 교도소 이전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교정시설은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자신들이 사는 지역에 들어오는 것을 꺼리는 이른바 '님비'(NIMBY) 대상이어서 이전 후보지 선정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부산시는 지난 11일 시민단체 관계자와 대학교수 등 전문가, 시의원 등 16명으로 교정시설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는 8월까지 최종 입지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이에 앞서 부산시가 진행한 용역에서는 사상구에 있는 구치소는 사상구 안에서, 강서구에 있는 교도소와 보호관찰소는 강서구 안에서 옮기는 방안이 나왔다.
이와 별개로 구치소를 포함한 모든 교정시설을 강서구 안으로 통합해 이전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안병윤 부산시 행정부시장과 입지선정위 위원장을 맡은 서의택 동명문화학원 이사장은 "특정한 지역을 전제로 공론화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전 지역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강서구가 곧바로 발끈했다.
김형찬 강서구청장 등은 이날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부산시가 일방적으로 입지 선정 위원회를 구성해 교정시설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강서구민과 자치단체를 부정하는 처사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구치소까지 강서구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한다면 정말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사상구는 부산시 편을 들었다.
조병길 사상구청장과 지역 시·구의원들은 12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부산시가 구성한 입지선정위 운영에 찬성한다"며 "정치권에서는 분열과 갈등의 씨앗을 만들지 말고 위원회 결정을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치소 이전 발표와 무산으로 반복된 사상구민의 20년 희망 고문을 끝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측 모두 구치소를 포함한 모든 교정시설의 강서구 통합이전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반응이다.
이 같은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부산시는 1973년 건립한 부산구치소와 1977년 건립한 부산교도소를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해 2007년부터 꾸준히 이전 후보지를 제시했지만, 주민 반발 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2007년에는 강서구 화전동, 2012년에는 강서구 명지동, 2018년에는 사상구 엄궁동, 2019년에는 강서구 대저동이 각각 후보지로 떠올랐다가 백지화됐다.
부산시는 "교정시설 이전을 더는 미룰 수 없다"며 입지선정위를 구성하면서 위원회가 내리는 결론을 모두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입지선정위 결정이 아무런 구속력을 갖지 못하는 데다가 강서구의 반발로 여론 수렴을 위한 공청회 등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환경이라 지루한 논란이 재연될 우려가 제기된다.
또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사상구와 강서구를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 간 힘겨루기가 불가피해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사상구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이고, 강서구는 국회 법사위원장인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 지역구여서 기 싸움이 팽팽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13일 "입지선정위가 교정시설 이전 입지를 선정하면 그때부터 논란이 더 커질 수 있다"면서 "교정시설 이전 문제가 내년 4월 총선 공약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어느 쪽이든 쉽게 양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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