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박정희는 왜 스승의 날을 없앴을까요? [대통령의 연설]
오는 5월15일은 제 42회 스승의 날입니다. 가정의 달인 5월에 늘어선 다른 기념일들에 비해 유독 횟수가 작은 것이 눈에 띄는데요. 햇수를 따져보면 전두환 전 대통령 임기인 1982년에 이르러서야 1회 스승의 날이 시작된 셈입니다. 어버이날은 1956년에 만들어졌고, 첫 어린이날은 1922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하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이죠.
대통령의 연설 이번 회차에서는 스승의 날에 관한 역대 대통령들의 연설문을 되짚어보고, 스승의 날이 왜 이렇듯 역사가 짧은지에 대한 힌트도 찾아보고자 합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한국 스승의 날의 기원은 1958년 충남 강경여고의 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이 퇴직 선생님들을 위문하기 시작한 전통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후 적십자 차원에서 9월21일을 ‘은사의 날’로 정하고, 이후 전국으로 확대된 뒤 1964년에 이르러서는 명칭도 ‘스승의 날’로 변경됩니다. 1965년에는 날짜도 5월15일로 옮겨져 오늘날의 스승의 날과 같은 모습이 되는데요.
1973년 스승의 날 행사가 돌연 금지되고 국민교육헌장 선포일인 12월 5일로 통폐합됩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예산절감과 공무원 부조리를 개혁하자는 ‘서정쇄신’ 운동의 일환으로 스승의 날을 사실상 폐지한 것이죠.
박 전 대통령은 1974년 연두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앞장을 서고 또 공무원들이 앞장을 서서 솔선수범해야 하고, 그래서 금년에는 ‘행정 유신’을 기해 나가자, 과거에 우리가 늘 얘기해오던 ‘서정쇄신’을 철저히 해 나가자, 하는 것입니다”라며 “모든 공무원들은 국민에 대한 봉사자요, 국민의 공복으로서의 자기의 올바른 정신 자세를 확고히 정립해서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는 것이 바로 공무원이다’라는 정신 자세를 확고히 세워 나가야 되겠다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당시 교사들이 스승의 날마다 촌지를 받는 관행을 보고 박 전 대통령도 부정적 인식을 가졌다고 하는데요. 박 전 대통령이 청년시절 보통학교 선생님으로 근무했던 이력도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짐작됩니다.
스승의 날을 부활시킨 것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전두환 전 대통령입니다. 그는 1983년 ‘교육공로자들을 위한 만찬 격려말씀’에서도 “친애하는 교육공로자 여러분. 오늘 두 번째 맞이한 스승의 날 저녁에 그간 2세교육을 위해 헌신한 공로로 표창을 받으신 여러 선생님들과 이렇게 자리를 함께 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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