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설’ 나달, 부활의 시계를 돌릴 수 있을까?[박준용의 인앤아웃]
현재 ATP투어는 클레이코트 시즌이 한창이다. 매년 4~5월에 열리는 클레이코트 시즌에는 몬테카를로마스터스, 마드리드오픈, 로마마스터스 등 3개의 1000시리즈와 그랜드슬램 프랑스오픈이 포함돼 한 시즌 중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클레이코트에서는 변수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세계 랭킹이 낮은 선수들에게는 랭킹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세계 톱랭커 선수들이 대거 클레이코트에 출전하고 있지만 왠지 허전함이 느껴진다. 바로 ‘클레이 황제’ 라파엘 나달(스페인)의 부재 때문이다. 나달은 올해 1월 호주오픈 2회전 탈락 후 왼쪽 고관절 부상으로 좀처럼 대회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최연소 세계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가 나달의 빈자리를 메우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나달의 공백을 완전히 채우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선수 생활 대부분을 부상과 함께 보내며 어려움을 겪은 나달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성공을 거두었다. 특히, 바운드가 느리고 강철 체력이 요구되는 클레이코트에서 평균 분당 회전수(rpm)가 3200회, 최대 5500회에 육박하는 포핸드와 지치지 않는 체력을 앞세워 4대 그랜드슬램 중 유일하게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에서 대회 최다 기록인 14차례 우승하며 ‘클레이코트=나달’이라는 공식을 작성했다. 이처럼 클레이코트에서 위대한 업적을 달성한 나달을 클레이코트에서 볼 수 없다는 점은 팬들에게 큰 실망이 아닐 수 없다.
나달은 자신의 SNS에 종종 훈련하는 모습을 올리며 복귀 전망을 밝혔지만 본인이 원하는 상태의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코트에서 자취를 감춘 나달의 세계랭킹도 시즌 초반 2위에서 현재 14위로 떨어졌다. 나달이 톱10 밖으로 밀려난 것은 18년 만이다.
15살 때부터 프로 대회에 뛴 나달은 현재 자신의 인생 절반 이상 최고 수준에서 경기를 해왔다. 19세의 나이로 2005년 프랑스오픈에서 자신의 첫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획득한 나달은 지난 시즌 4대 그랜드슬램에 모두 출전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것을 고려하면 올 시즌에도 변함없는 커리어를 쌓을 것으로 기대하였지만 예상보다 재활기간이 길어지면서 최근 그의 은퇴 가능성에 대한 강한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 36세인 나달은 다음 달 3일 37세가 된다. 나달의 오랜 라이벌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작년 은퇴 당시 나이는 41세였다. 하지만 페더러는 큰 부상 없이 꾸준히 투어 생활을 이어간 반면 나달은 그렇지 않다. 둘의 대조적인 부상 이력을 고려할 때 나달이 페더러처럼 오래 선수 생활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나달의 가장 큰 목표는 프랑스오픈 복귀와 우승 트로피일 것이다. 어쩌면 지난 2002년 피트 샘프라스(미국)가 US오픈 우승 후 은퇴한 것처럼 나달도 프랑스오픈 정상에 오른 뒤 ‘화려한 은퇴’를 생각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완벽하지 않은 몸 상태로 랠리가 길게 이어지는 프랑스오픈에서 알카라스, 안드레이 루블레프(러시아) 등과 같이 젊고 패기 넘치는 선수들을 꺾기란 쉽지 않다. 여기에 팔꿈치 부상에서 돌아온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도 넘어서야 한다. 일단 나달은 프랑스오픈 출전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테니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들이 차례로 은퇴하면서 테니스의 한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지난해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와 ‘테니스 여제’ 서리나 윌리엄스(미국)가 은퇴했고 올 시즌 또 다른 아이콘이 코트를 떠날 수 있다. 지난해 페더러가 갑작스럽게 은퇴한 것처럼 나달에게 자신이 선수 생활 중 가장 화려한 커리어를 쌓은 프랑스오픈이 마지막 무대가 될 수 있다. 프랑스오픈이 아니더라도 나달을 코트에서 볼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남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시즌 두 번째 그랜드슬램 프랑스오픈은 오는 22일부터 열린다.
<박준용 테니스 칼럼니스트 loveis55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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