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부실 경영 책임지고 물러나라”…정승일 한전 사장, 자구안 발표 직후 자진 사퇴

與 사퇴 압박에 태양광 사업 감사·에너지공대 감사 은폐 의혹 산업부 조사에 결단 내린 듯

한국전력공사 제공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사진)이 12일 25조7000억원 규모의 자구안 발표 직후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부실경영 책임론을 제기해온 여당의 사퇴 압박과 태양광 사업 및 한국에너지공대 비위 의혹 감사가 잇따르면서 자진퇴진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한전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정 사장은 이날 오전 전남 나주 본사에서 ‘비상경영 및 경영혁신 실천 다짐대회’를 통해 한전의 자구안을 발표한 뒤 자진 사의 의사를 표명했다.

여권은 한전의 에너지공대 감사 은폐 의혹과 직원들의 태양광 사기 의혹 등 최근 불거진 논란을 빌미로 정 사장의 퇴진을 요구해왔다.

앞서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한전 사장은 위기를 극복할 능력도 의지도 없는 것 같다”며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즉각 그 자리에서 물러나기를 바란다”고 공개 발언하기도 했다.

감사원이 태양광 사업 감사에 돌입하고 산업통상자원부도 한전 공대 감사 은폐 의혹에 대한 직접 조사에 나서며 정 사장이 받는 압박은 갈수록 높아졌다.

전날 이창양 산업부 장관이 한전 공대에 대한 출연금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점도 정 사장의 입지를 더욱 좁혔다는 평가다.

경영 책임론에 각종 비위 의혹이 잇따르면서 여권 일각에서는 정 사장에 대한 '해임 카드' 가능성도 거론되기도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