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에 경종 울리는 코믹 액션…영화 '메리 마이 데드 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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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를 잡을 땐 인정사정없는 열혈 형사 '우밍한'(쉬광한 분)이 사건 현장에서 증거물을 수집하다가 빨간 봉투 하나를 주워 들자 할머니들이 기다렸다는 듯 우르르 달려온다.
이들은 우밍한이 마오마오의 머리카락이 든 빨간 봉투를 쥐었으니 그와 '영혼 결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메마데바'의 우밍한은 범죄 수사라는 여정을 통해 마오마오를 한 인간으로 만나고 '브로맨스'에 도달한다.
영화 초반 우밍한이 차를 몰고 범죄자를 뒤쫓는 카 체이싱 액션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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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범죄자를 잡을 땐 인정사정없는 열혈 형사 '우밍한'(쉬광한 분)이 사건 현장에서 증거물을 수집하다가 빨간 봉투 하나를 주워 들자 할머니들이 기다렸다는 듯 우르르 달려온다.
얼마 전 뺑소니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마오마오'(린바이홍)의 할머니를 비롯한 친척 어른들이다.
이들은 우밍한이 마오마오의 머리카락이 든 빨간 봉투를 쥐었으니 그와 '영혼 결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혼으로 죽은 사람을 영혼 결혼이라도 시키는 대만의 풍속을 따르라는 것이다.
마오마오는 동성애자 남성이다. 우밍한이 완강히 거부하자 할머니가 따진다. "이승에서도 동성 결혼이 가능한데 저승에서 왜 못해?"
대만 감독 청웨이하오의 신작 '메리 마이 데드 바디'(Marry My Dead Body: 이하 '메마데바')는 제목이 암시하듯 영혼 결혼을 소재로 동성애를 다룬 코믹 액션 영화다.
대만은 2019년 동성 결혼이 합법화됐다. 아시아 국가로는 첫 사례다.
그러나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은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는다. '게이'란 말을 욕처럼 내뱉는 우밍한을 봐도 알 수 있다.
여성에 대한 차별도 여전하다. 우밍한의 여자 동료 린쯔칭(왕징)은 뛰어난 형사지만, 사람들은 그가 '실력' 대신 '얼굴'로 승진했다고 수군거린다. 우밍한도 린쯔칭에게 "매달 생리휴가도 가잖아? 편하게 일하면서!"라고 빈정댄다.
그런 우밍한이 우여곡절 끝에 어쩔 수 없이 마오마오와 영혼 결혼을 한다. 그리고 그의 도움을 받아 거대한 범죄를 파헤친다. 산 자와 죽은 자의 '특별 공조 수사'다.
두 사람이 함께 여행을 떠나면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면서 우정이 깊어질 수 있다. 더스틴 호프만과 톰 크루즈 주연의 '레인맨'(1988)이 그런 이야기다.
'메마데바'의 우밍한은 범죄 수사라는 여정을 통해 마오마오를 한 인간으로 만나고 '브로맨스'에 도달한다.
동성애에 대한 편견도 극복한다. 그뿐이 아니다. 환경 보호를 위해 텀블러를 쓰고 유기견을 보살피는 것도 배운다.
'메마데바'의 문제의식은 분명해 보인다. 국내 개봉일인 5월 17일도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이다.
청 감독은 국내 배급사와 한 인터뷰에서 "두 남자 주인공의 여정을 통해 정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프레임'을 벗고 고정관념을 깨라는 것"이라며 "성별과 성적 취향을 떠나 사랑 앞에선 다 똑같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진지한 문제의식을 웃음과 액션으로 풀어낸 것도 '메마데바'의 강점일 것이다. 영화 초반 우밍한이 차를 몰고 범죄자를 뒤쫓는 카 체이싱 액션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국내에선 청춘 로맨스물 '상견니'로 인기몰이를 한 쉬광한은 '메마데바'에선 역동적인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5월 17일 개봉. 129분. 12세 관람가.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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