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싸움하다 과도로 아들 찌른 60대 아버지 '집행유예'…이유는?

말싸움 도중 아들이 머리 조르자 분노해 범행
재판부 "피해자가 아버지 처벌 원치 않아"…징역 3년·집유 4년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말싸움 도중 아들 A씨(34)에게 과도를 휘두른 60대 남성 박모씨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 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이종채)는 지난 4일 살인미수 혐의로 박씨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박씨와 A씨는 부자지간으로 지난 2월24일 가족여행으로 제부도를 놀러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술을 마신후 서로 욕을 하며 몸싸움을 했다.

갈등을 봉합 하기 전 술에 취한 A씨는 서울 송파구 소재 박씨의 집에 먼저 귀가했다. 박씨는 다음날인 지난 2월25일 새벽 자신의 집에 도착해 술에 취해 자고 있는 A씨를 발견하고 다시 화가 나 그를 깨웠다.

둘은 또다시 말다툼과 몸싸움을 이어갔고 A씨로부터 얼굴을 맞게 된 박씨는 격분한 상태로 싱크대 선반 위에 놓여있던 과도를 집어들고 A씨의 목과 가슴을 수회 찔렀다.

박씨의 행동이 과격해지자 박씨의 아내와 딸이 합세해 그를 말린 덕분에 A씨는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다만 A씨는 왼쪽 흉부 자상 등의 상해를 입어 병원 치료를 받게 됐다.

박씨는 법정에서 몸싸움 중 A씨가 자신의 머리를 조르자 그 상태에서 벗어나려다 실수로 피해자를 칼로 찌르게 된 것일 뿐 살인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박씨가 미필적으로나마 A씨를 사망에 이르게 할 위험을 인식하고도 칼을 휘둘러 피해자에게 자상을 입혔다"며 "비록 미수에 그쳤어도 그 죄책이 무거워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번 사건 범행이 미수에 그쳤고 A씨가 치명적인 상해를 입지 않았으며 A씨는 아버지인 박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점 등을 정상참작했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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