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시대, 인도 농민들은 죽음을 생각했다

이시내 2023. 5. 1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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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기후변화가 인도 농민들을 삶의 가장자리로 내몰고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10일(현지시간) 국제환경개발연구소(IIED)가 기후변화와 인도 농민의 자살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를 통해 입증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중앙정부는 주 정부와 함께 농작물 보험, 대출이자 면제 등 농민들의 부채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여러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실질적으로 얼마나 많은 농민이 혜택을 받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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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환경개발연구소(IIED) 연구결과
농민 자살과 강우량 사이 연관성 입증
"강우량 5% 부족 땐 810명 목숨 끊어"
일자리 지원책 등 사회안전망 강화 절실

극심한 기후변화가 인도 농민들을 삶의 가장자리로 내몰고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10일(현지시간) 국제환경개발연구소(IIED)가 기후변화와 인도 농민의 자살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를 통해 입증했다고 보도했다. 

인도에서 농어촌 지역의 높은 자살률은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2020년 한해 동안 농업계 종사자 1만명 이상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체 자살 사건 가운데 농민이 차지하는 비율은 15%에 달한다.

연구는 자살률이 특히 높았던 차티스가르, 카르나타카 등 5개주(州)를 중심으로 2014~2015년, 2020~2021년 자살률과 강우량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평균 강우량이 5% 부족할 때 1년에 농민 810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통계분석을 통해 강우량이 25% 부족하면 농민 118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끓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 연구를 주도한 리투 바라드와즈 수석연구원은 “기후변화로 인해 농업은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는 위험한 산업이 되고 있다”며 “기상여건에 따라 소득수준이 좌지우지되는 농부들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놓인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단일국가로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밀 생산국인 인도가 지난 몇년 새 폭염과 가뭄으로 휘청이고 있다. 사진은 인도 농민들이 밀을 수확하는 모습. 연합뉴스

단일국가로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밀 생산국인 인도는 지난 몇년새 폭염과 가뭄으로 휘청이고 있다. 지난해 인도를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으로 밀 수급이 여의치 않자, 인도 정부는 자국산 밀 수출을 금지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인도는 1901년 기상 관측 이래로 가장 더운 2월을 보냈다. 인도 기상청에 따르면 2월 기준 인도의 일별 최고기온 평균값은 29.54℃를 기록했다. 4월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서 열린 한 야외행사에선 참가자 13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살인적인 더위’다. 인도 기상청은 “이상고온이 5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엔(UN·국제연합)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기후위기로 인한 농작물 생산감소의 위험이 가장 큰 국가로 인도를 꼽았다. IPCC 분석에 따르면 기후위기로 인해 지난 20년 동안 국내총생산(GDP)이 2~5%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정부가 사회안전망 강화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인도 중앙정부는 주 정부와 함께 농작물 보험, 대출이자 면제 등 농민들의 부채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여러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실질적으로 얼마나 많은 농민이 혜택을 받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인도 농민 대부분은 문해력 수준이 낮아 지원 제도가 있는지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농민들이 일자리를 얻었을 때 연간 자살률이 75%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일자리 지원정책을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생산과 시장의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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