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로]보호구 안 쓰고 작업하다 추락사…파견회사 책임 얼마나?

기사내용 요약
학교 시설관리원으로 근무하다 추락사
쟁점은 파견업체의 손해배상 책임 유무
1심 "책임 30%…위자료 3200만원 지급"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근무 중 산재 사고가 발생해 파견근로자가 사망했다면, 파견업체에도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법원은 파견업체에 30%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경비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인 A씨는 서울 강서구의 한 학교에 파견돼 시설관리원으로 근무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12월17일 학교 정문 위쪽에 있는 현수막 줄을 연결하기 위한 작업을 하던 중 약 3.7m 높이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안전대나 A씨를 보조할 추가인력 등이 없었고, A씨는 안전모 등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A씨 유족 측은 A씨가 소속돼 있던 업체를 상대로 위자료 지급 소송을 제기했다. 쟁점은 산재사고에서 직접적인 과실이 없는 파견사업주가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하는 지에 관한 것이었다.

1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13단독 김샛별 판사는 A씨 유족이 경비용역업체를 상재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A씨 유족에게 위자료 32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김 판사는 추락 위험이 있는 작업에 대해 안전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며 파견업체에도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봤다.

다만 "망인(A씨)도 작업 당시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았고, 보호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그대로 작업하다 추락했다"며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할 주의의무를 위반한 잘못이 있다"며 파견업체의 책임을 30%로 제한했다.

그러면서 A씨 위자료를 2500만원, 유족 위자료를 700만원으로 계산해 유족에게 총 32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arkh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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