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서정희, 故서세원 기준으로 살아…가스라이팅 당했다" [금쪽상담소](MD리뷰)

2023. 5. 13.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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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오은영 박사가 방송인 서정희가 전남편 故서세원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했다고 말했다.

12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는 유방암 투병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서정희와 딸의 투병 생활을 함께 한 모친 장복숙 여사가 출연했다.

이날 서정희는 "나는 시집을 너무 일찍 가서 큰 아이를 20살에 낳고, 둘째를 22살에 낳았다"며 "또 미국에 가족들은 다 가있었고 나는 혼자 한국에 있었다. 남편을 믿고 따르는 것 외에는 길도 몰랐다. 친구들 전화번호를 적은 수첩들을 철저하게 다 버렸다"라고 자신의 결혼 생활을 회상했다.


이어 "남편이 나를 위한다고 생각했다. '가정에만 충실하라'는 명을 받은 거다. 그래서 나는 모든 걸 남편 뜻대로 하기 위해서 살았다"며 덧붙였다.

그러자 서정희의 모친은 "얘가 남편 말만 듣고 친정 식구들을 일절 나 몰라라하고 살았다. 우리가 무슨 말을 하면 듣지도 않고 오로지 남편 말만 듣고 자기 자식, 가정 그렇게만 살아왔다"며 "그렇게 돈도 잘 벌고 호강한다고 전부 그랬지만 한 번도 행복한 걸 본 적 없다. 자유가 하나도 없었다. 돈의 자유, 바깥의 자유가 아무것도 없었다"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결혼생활할 때 (서세원이) 집에 전화를 했는데 (서정희가) 없다고 잠깐 나갔다고 그러면 전화를 받을 때까지 전화를 한다. 어디 갔냐, 뭐 했냐. 그거 올 때까지 전화를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내가 나쁜 말로 병 걸린 남자 아니냐고까지 말했다. 그런데 얘는 모르더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정희는 "나는 그런데 나를 사랑해서 그렇다고 믿었다"며 모친을 만류했다. 오은영 박사가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서정희는 "그런데도 나는 사랑했기 때문에 그랬을 것 같다. 그래서 나를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지금도 하고 있다. 사실은"이라고 털어놨다.

이를 들은 오은영 박사는 서정희가 생각하는 사랑에 대해 물었다. 서정희는 "사랑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만 나에게 적용을 했을 때는 참고, 견디고, 헌신하고. 참아내는 견딤의 은사라고 생각한다. 내가 잘 견뎌야 하는데 끝까지 그곳에서 견디지 못한, 순교하지 못한 마음으로 죄책감에 시달렸던 것도 있다"며 "내가 피해자라고 하지만 나를 만나서 행복하지 않았을 수 있지 않느냐. 내가 완벽한 아내가 아닐 수도 있고. 나만 피해자라고 하기는 좀 어려운 것 같다"라고 말해 충격을 더했다.

이어 "정리의 여왕, 살림의 여왕. 이런 말씀하셨지만 나는 한 번도 내가 살림을 누구보다 잘한다고 여긴 적 없다. 너무 못했기 때문에 너무 잘하려고 노력을 해도 안되는 거에 부딪혀서 또 노력을 하고 밤을 여러 번 새우면서 세팅을 다시 해보고 '나는 왜 안될까' 혼자 많이 힘들어했던 시간이었다. '나는 왜 이렇게 노력을 해도 안되지' 싶었다"라고 속상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러나 오은영 박사는 "그게 바로 전남편이 기준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건 옳은 기준도 아니고 전남편의 기준으로 그 오랜 삶을 사셨기 때문이다. 왜 전남편의 기준이 이렇게 영향을 많이 미쳤는지 이걸 제대로 알아가는 과정이 꼭 필요할 것 같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서정희는 결혼생활에 대해 "전남편보다 낫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다. 나는 '어떻게 하면 잘 보일까, 나를 인정해 줄까' 했다. '내가 이렇게 살림도 잘하고 아이도 잘 키워, 나는 좋은 아내야' 하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 때문에 의외로 나를 알아봐 달라고 표현을 많이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순서가 전남편, 아이들 그다음 나였다. 조기도 좋은 건 전남편 거, 송이도 들어오면 전남편 거. 좋은 거 있으면 전남편 줘야 하고 아이들 줘야 했다. 자꾸 내가 안 먹으려고 그랬다. 없어서 그런 건 아니었다. 남으면 부엌에서 허겁지겁 먹기도 하고 그랬다"라고 덧붙였다.

서정희는 전남편 서세원에게 인정받은 적이 많았다고. 그는 "그러면 나는 하늘을 날 것 같았고 너무 좋아서 더 잘하려고 했다. 그러다 혼나면 한 번에 다 무너지는 거다. 칭찬받았던 것까지 다 무너지고. 세상의 눈보다도 더, 아이들의 인정보다는 전남편의 인정이 더 중요했다"라고 회상했다.

뿐만 아니라 이혼 후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인정받을) 대상이 없다는 것. 그게 더 힘들었다. 그 대상이 없어지니까 더 무너지더라. 그러고 못 살 것 같더라. 거기서 죽었으면 됐을 텐데 막 이런 극단적인 생각이 들었다. 삶의 의욕도 없어지더라"며 "사회 생활 하면서 나와서 적응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결혼생활로) 되돌아가고 싶었다. 그게 힘들었는데도 구박받고, 힘들고, 마음이 아프면서 그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어 서정희는 "사실 나는 이혼하기 전까지 내 몸이 다 부서져라 노력하는 과정에서 그걸 너무 힘들어서 나오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별로 없다. 그냥 항상 기도하면서 열심히 살았고 전남편이 나하고 아이들 때문에 너무 고생한다고 생각하고 살았다"며 전했다.

그는 "나한테 어떤 사람이든 전남편에 대해 나쁘게 이야기하는 걸 싫어했다. 무조건 전남편 말 외에는 듣고 싶어 하지 않았다. 나는 전남편 말만 믿고 들을 거고 시키는 것만 할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살았다"며 "(전남편에게) 불평, 불만을 가지지 않았다. 전남편이 아플 때마다 내 모든 장기를 다 줘서라도 살 수 있다면 '나 하나야 죽으면 그만이지' 이런 생각까지 많이 했다. 그래서 기도를 할 때 항상 전남편 기도를 했다. 올바르게, 바르게 살 수 있다면 나는 다 괜찮다는 기도를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오은영 박사는 "너무 마음이 아프다. 또 어떤 면에서 우려가 되냐 하면 (대중들이) '왜 저렇게 생각해?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이해를 못 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며 "나는 들으면서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랑이 아닌데 아주 극진한 사랑처럼 표현이 된다고 생각하며 쭉 이야기를 들었다. 정말 조심스러운데 그냥 가스라이팅, 심리적 지배를 받은 사람들과 너무 유사한 표현을 하고 있어서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가정폭력은 단순 폭력하고는 조금 다르게 가스라이팅을 같이 한다. 어떤 상황을 이용해서 이 상대방한테 심리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서 지배하는 걸 의미한다. 그래서 언제나 사랑을 가지고 등판한다"며 "독립적인 존재로 자립할 수 있는 힘을 잃게 한다. 성인이지만 마치 아주 어린아이 같은 거다. 유아는 보호자가 없으면 살아가기 어렵다. 그런 상태처럼 만들어서 힘을 다 잃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정희의 모친은 오은영 박사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서정희 또한 "조금도 틀리지 않다. 어떻게 우리 가정을 와 봤나 싶다. 우리 아들이 '엄마는 스톡홀름 증후군이다. 전형적인 이단 교주를 섬기듯 살았다'라고 했다. 요즘 몇 달 동안 시끌벅적했던 이단 교주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나랑 유사한 사람을 많이 발견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깜짝 놀랐다. 그게 내 모습인지도 몰랐다. 그 어둠에 있을 때는 전혀 발견하지 못했던, 그러나 나와 보니까 그것이 잘못됐다는 걸 알게 된 거다. 나는 정말 충격이었다. 나도 이랬구나, 전혀 몰랐구나 싶었다. 사람들은 '어떻게 모를 수가 있어?' 이야기한다. 정말 몰랐다"며 "뭔가 내 의견이 나오면 문제가 생기니까 의견을 안 냈다. 그런데 나는 내가 그렇게 맹목적으로 순종하고 했던 것들이 지금 사실 너무나 눈을 뜨고 보게 되는 게 너무 두렵고 힘들다"라고 이야기했다.

서정희는 "열아홉 살에 결혼을 했고 지금 환갑이 넘었다. 그러면 나의 모든 삶이 다 잘못된 거냐. 그렇지는 않다고 나는 믿고 싶은 것"이라며 조심스레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평생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온 인생이기 때문에 그걸 인정하는 순간 너무나 긴 인생을 부정하는 것 같고 다 무너지는 것 같아 그걸 받아들이기 정말 쉽지 않을 것"이라며 위로했다.

그러자 서정희는 "요즘 제일 편한 곳은 병원에 갔을 때 환우들을 볼 때다. 나와 똑같은 아픔을 겪고 있고 머리카락이 빠졌을 때 내가 아까워서 힘들었다니까 '나도 그랬다'며 공감하고"라며 "그것이 진정성 있고 거기서 얼마나 위로를 받는지. 나도 뭔가 할 수 있구나 싶다. 그래서 내가 환우들을 위해 세미나를 용기 내서 한 적 있다. 그러니까 수십 명이 나를 안아주더라. 그래서 너무 행복했다"라고 울먹였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우리 정희 씨가 몸도 마음도 여러 가지 너무 아픈 과정을 많이 겪으시면서 얼마나 힘드셨겠느냐. 그런데 지금 잘 극복하고 있는 건 바로 어머님이 계셨기 때문인 것 같다"며 다독였다. 이를 들은 서정희는 "나를 지켜줬으니까 나도 이렇게 버티고 더 일어설 용기가 생긴 거다. 나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고 빨리 합가 해서 재밌게 알콩달콩 살고 싶고 여러 가지 희망적인 생각들로 벅차고 힘들고 그렇다"며 미소 지었다.

오은영 박사는 "이제는 다 어떤 것도 다 제쳐두고 가장 중심에 '서정희의 건강'. 때로는 이기적이라는 마음을 들을 만큼 내 몸과 마음, 본인을 잘 챙기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조언을 건넸다.

[사진 =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 캡처]-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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