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재상륙하는 일본맥주… 위협받는 수제맥주
[편집자주]엔데믹(풍토병화) 첫 맥주 성수기가 다가오면서 새로운 맥주전쟁이 예고됐다. 주인공은 카스·한맥의 오비맥주와 테라·켈리의 하이트진로다. 클라우드를 선보이는 롯데칠성은 유흥시장 공략에 실패하며 맥주전쟁을 관망하는 상황이다. 가정시장에서는 일본맥주가 빠르게 판매량 회복에 나서면서 수제맥주 점유율을 뺏고 있다. 쫓고 쫓기는 맥주전쟁 내막을 들여다본다.
①한맥 vs 켈리… 양동작전 펼치는 오비-하이트
②카스에 도전은 무리?… 존재감 없는 클라우드
③한반도 재상륙하는 일본맥주… 위협받는 수제맥주
'노(NO)재팬'이 끝나고 일본맥주가 빠르게 위상 찾기에 돌입했다. 아사히를 중심으로 일본맥주가 다시 한반도로 밀려오고 있다. 올 들어 3월까지 일본맥주 수입량은 이미 2021년 전체 수입량을 넘어섰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일본맥주 수입량은 한때 일본 불매운동을 기점으로 크게 꺾였다. 일본맥주 수입량은 ▲2017년 7만9988t ▲2018년 8만6675t ▲2019년 4만7331t ▲2020년 6490t ▲2021년 7751t ▲2022년 1만8940t 등이다. 2018년 정점을 찍고 2019년부터 빠르게 추락했다. 2019년 일본 수출 규제의 영향으로 반일 감정이 격해지면서 일본맥주가 불매운동의 타깃이 됐기 때문이다.
일본맥주의 대표 격인 아사히를 선보이는 롯데아사히주류 역시 지난해 상황이 좋아지며 흑자전환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2018년 매출 1247억6020만원(영업이익 110억1532만원)을 기록했지만 ▲2019년 매출 623억1136만원(영업손실 197억8560만원)으로 불매운동 직격타를 받았다. 이후 ▲2020년 매출 173억4285만원(영업손실 4억2341만원) ▲2021년 매출 172억3495만원(영업손실 124억473만원) 등 실적이 악화했다. 하지만 2022년 매출 322억617만원과 영업이익 35억1640만원을 기록하며 매출 증가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롯데아사히맥주는 최근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을 내놓으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캔을 개봉하면 부드러운 거품이 자연스럽게 올라와 생맥주 같은 맛을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오픈런(매장 문을 열자마자 달려가는 것) 현상까지 나타나며 큰 인기를 끄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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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의 일본맥주 매출신장률(전년 동월 대비)은 ▲1월 345% ▲2월 342% ▲3월 274% ▲4월 188% 등이다. 반면 수제맥주 매출신장률은 ▲2019년 220% ▲2020년 498% ▲2021년 255% ▲2022년 60% 등 지난해 두 자릿수대로 하락했다. 올 들어서는 ▲1월 2.9% ▲2월 3.2% ▲3월 4.3% ▲4월 5.2%로 한 자릿수대까지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수제맥주 붐'이 이미 꺾였다고 보고 있다. 트렌드가 빠르게 반영되는 편의점은 주력 주류 제품으로 하이볼을 내세우고 있다. GS25의 경우 올해 1월 원모어하이볼 2종 출시 이후 빠르게 종류를 늘리며 현재 10종의 하이볼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GS25는 하이볼을 포함해 약 30여종의 RTD(Ready to drink) 주류 상품을 운영 중이다. RTD 주류 상품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2월 117% ▲3월 220% ▲4월 280% 등으로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GS25 관계자는 "최근 위스키 인기와 더불어 하이볼 제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RTD 주류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제맥주 업계 상장 1호 기업인 제주맥주는 2015년 법인 설립 이후 내리 적자를 내고 있다.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누적 적자는 438억원에 달한다. 주가도 공모가 한참 아래로 떨어졌다. 2021년 5월 공모가 3200원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지만 2023년 5월9일 기준 종가는 공모가의 절반을 겨우 웃도는 1633원이다.
본격적인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수제맥주 시장 성장세는 더욱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수제맥주는 생산 규모가 작아 유흥시장 공략이 어렵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제맥주 거품이 빠지고 엔데믹(풍토병화)에 유흥시장이 살아나면서 레귤러 맥주 경쟁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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