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 치닫는 美부채협상…투심도 타들어간다 [뉴욕마감]
미국경제가 하반기에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경제지표가 속속 등장하면서 투심이 가라앉고 있다. 이번주 마지막 거래일을 맞아 뉴욕 3대 지수는 하락세를 보였다. 워싱턴의 부채한도 협상은 벼랑 끝 대치 속에 끝내 기한을 연장하는 쪽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미국 의회예산국은 세수가 충족된다면 당초 우려보다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시한을 7월까지 연장할 수 있을 거라고 밝혔다. 3분기까지도 행정부와 의회의 대립이 예상된다는 얘기다. 긴 싸움을 하려는 채비다.
11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보다 8.89포인트(0.03%) 하락한 33,300.62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6.54포인트(0.16%) 내린 4,124.08에 마감했다. 나스닥은 43.76포인트(0.35%) 하락해 지수는 12,284.7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발표된 미시간대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6개월래 최저치인 57.7로 하락했다. 다우존스 예상은 63이었는데는 상당수준 하회한 것이다. 향후 5년간 인플레이션 전망도 3.2% 상승해 2008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은 연방국가부채한도 협상에 나선 워싱턴 정치권을 주시하고 있다. 전일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협상 실패에 대비해 특수팀을 꾸리고 있다"며 "정치권이 재난을 자초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터라 낙관론은 다시 위기감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날로 예정됐던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 지도자들 간의 관련 회의는 다음 주로 연기됐다. 최소한 정치논리는 경제논리에 순응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의 부채한도 협상은 사실상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코메리카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빌 아담스는 이런 상황이 미국 금융시스템의 근간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5월 소비자 심리가 예상보다 크게 하락한 것은 현재 진행 중인 부채 한도 논쟁에 대한 미국인들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담스는 "4월에 1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전국독립기업연합(National Federation of Independent Business)의 중소기업 낙관론 지수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며 "우연스럽게도 중소기업 심리가 이렇게 약했던 마지막 시기는 2013년 초 연방정부가 재정절벽을 넘어섰을 때였다"고 데자뷔 같은 분위기를 묘사했다.
재정위기가 국가를 흔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지만 중앙은행의 매파적 기조는 비록 말 뿐인 블러핑에 가까울 지라도 과하게 지속되고 있다. 연준의 미쉘 보만 이사는 늘 그렇듯 매파적 기조에서 "경제지표가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확실한 징후를 보이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만은 독일 프랑크프루트 연설에서 "소비자 및 생산자 물가지수가 4월에 약간 냉각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난주 비농업 고용보고서를 감안하면 인플레이션이 하향 경로에 있다는 일관된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스트레티개스의 연구책임자 다니엘 클리프턴은 "우리는 긴축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며 "35년 만에 부채 상환비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그동안 부채 상환비용을 늘리지 않고도 세금을 줄이고 지출을 늘릴 수 있었지만 이제 공짜점심은 끝났다"고 분석했다.
태양광업체 퍼스트솔라가 약 8000만 달러에 에볼라AB(Evolar AB)를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26.48% 급등했다. 회사 측은 차세대 태양광 기술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발표했는데 투자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폭스콘이 일본 샤프 지분 손상손실로 인해 1분기 수익이 전년비 56% 급감했다고 밝혔다. 1분기 순이익이 128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294억5000만 달러에 비해 반토막 이하가 된 것이다. 폭스콘 모회사 혼하이는 이날 대만증시에서 2.38% 하락했다.
미디어기업인 뉴스코퍼레이션은 지난 회계 3분기 실적이 예상 외로 호전됐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8.48% 뛰었다. 회사는 감원 등을 통해 올해 말까지 연간 1억6000만 달러 를 아낄 수 있다고 밝혔다. 뉴스코프는 주당 9센트의 수익을 보고했고 이는 예상치(5센트)를 훨씬 넘어서는 결과였다. 매출은 24억5000만달러로 컨센서스 전망치 23억8000만달러를 상회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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