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아기 생존율 두배"…中이 개발한 이 기술에 열광[김지산의 '군맹무中']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2023. 5. 13.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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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MS 기술 개발로 10만명 추가 출생 가능 추정
[편집자주] 군맹무상(群盲撫象). 장님들이 코끼리를 더듬고는 나름대로 판단한다는 고사성어입니다. 잘 보이지 않고, 보여도 도무지 판단하기 어려운 중국을 이리저리 만져보고 그려보는 코너입니다.

최근 중국 의학계에 주목할 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 자체 기술로 차세대 시험관 아기 기술 'PIMS'(Pre-Implantation Methylation Screening:배아 이식 전 메틸화 스크리닝 기술)를 개발했다는 뉴스였다.

PIMS는 DNA 메틸화 지표를 사용해 배아를 최적화하는 방법이다. DNA 메틸화는 유전자 발현 조절 과정의 하나다. 세포 수정과 분화 과정에서 전체 유전체의 뚜렷한 메틸화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 변화는 배아의 정상 발생과 분화에서 매우 중요하다.

중국과학원 베이징 유전체 연구소는 메틸화 수준이 우수한 배아의 생존율을 기존 세계 평균 시험관 아기 생존율 30%를 훌쩍 뛰어넘는 72%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 결과는 182개 가정의 800개 배아에서 우수 배아를 선별한 다음 얻어낸 생존율이었다.

중국은 PIMS 기술을 활용하면 불임 부부의 출산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고 많은 환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우량한 아이를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기의 선천적 질병을 미리 가려낼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렇게 PIMS 기술 하나로 중국에서 매년 10만명 이상 아기를 낳고 선천적 질환을 가진 1만명 아기를 미리 발견할 수 있어 연간 수백억 위안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했다.

[베이징=AP/뉴시스] 17일 중국 베이징의 연못에서 한 모녀가 썰매를 지치고 있다. 중국의 출산율이 급감하면서 중국 인구가 대기근이 강타한 1961년 이후 61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자국 인구가 지난해 말 기준 14억1175만 명으로, 전년(14억1260만 명) 보다 85만 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2023.01.17.

중국은 연구 성과를 출산 정책과 연계해 의미를 확대했다. 다수 언론은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그동안 기울여온 출산 장려 노력을 되짚었다. 불임 부부를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정책 지원은 2021년 8월부터다. 국가 의료보험국은 시험관 아기 과정의 첫 단계 격인 배란 촉진 비용을 의료 보험에 포함했다. 그 결과 불임 부부의 경제적 부담이 1/3로 줄었다.

지난해 8월에는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등 17개 부처가 '적극적 출산 지원대책의 추가 개선 및 시행에 관한 지도의견'을 발표하고 분만과 시험과 아기 시술을 보험 범위에 점진적으로 넣을 것을 제안했다. 시험관 아기 시술에서 많은 보험사가 상품을 개발하고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도록 유도했다. 올 2월에는 국가 의료보험국이 나서 한방 병원의 난임 치료를 장려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지방정부들도 난임 부부 지원에 적극적이다. 3월 저장성 리수이시는 시험관 아기 시술 비용을 최대 1만위안(약 192만원)까지 지원하기 시작했다.

설리번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시험관 아기 시술 시장은 2020년 434억위안(약 8조3332억원)에서 2025년 854억위안(약 16조3976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맞벌이 부부가 늘고 임신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불임 부부가 늘고 있어서다. 여기에 3자녀 권장 정책이 더해졌다.

임신 지원은 인구절벽과 관련이 있다. 중국의 인구 1000명당 출산율은 지난해 6.77명으로 2017년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그 결과 지난해 중국 인구는 1960년대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선 것이다.

결혼 자체를 꺼리는 이들도 늘고 있다. 이른바 결혼이 두렵다는 '공혼족' 확산 현상이다. 지난해 3분기 결혼 등록 수는 54만5000쌍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7.5% 줄었다. 처음 결혼한 '조혼인' 수는 2013년 1200만쌍에서 지난해 700만쌍으로 급감했다. 집값이 과도하게 비싸고 계층 간 소득격차가 지나치게 커 결혼 후 경제적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결혼 자체를 기피한다.

한국이 그렇듯 중국도 똑 부러진 해법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경제 정책은 여전히 성장에 집중된 탓에 분배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 하위소득 계층의 결혼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감만 있을 뿐이다.

인구 절벽을 넘어 '국가 소멸' 위기가 확산하는 한국을 그대로 따를 것인지, 과감하면서도 획기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인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s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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