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창대 끝은 미약'… 통신3사가 포기한 5G 28㎓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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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 모두가 '세계 최초' 타이틀을 선점하고 화려하게 등장한 5G에서 손을 뗐다.
지난해 12월에 KT와 LG유플러스의 주파수 할당이 취소된 데 이어 12일 SK텔레콤까지 회수결정이 나며 5G 28㎓ 대역 사업자가 사라졌다.
KT와 LG유플러스는 할당 취소, SKT에 대해선 28㎓ 주파수 이용기간 10% 단축(5년→4년 6개월)을 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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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5G 시범망을 처음 선보인 건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때다. 이른바 '5G 올림픽' 당시 개막식에선 드론이 하늘을 날았고 UHD 중계나 VR/AR 기술을 활용한 체험 등을 제공했다. 2019년 4월엔 예정일을 변경해가면서까지 미국 버라이즌과 경쟁한 끝에 55분 차이로 5G 세계 첫 개통에 성공했다. 이후 국내 5G 서비스 가입자는 빠르게 증가해 69일만에 100만명을 넘기도 했다.
하지만 5G 투자의 부담은 개통 초기부터 통신사들의 발목을 잡았다. 5G 전파는 기존 4G에 비해서 속도는 빠르지만 벽이나 건물 등의 장애물을 잘 통과하지 못해 멀리 퍼지기 힘들다. 또 주파수가 올라감에 따라 서비스영역(커버리지)이 좁아지고 더 많은 기지국 설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처럼 고층 건물이 많고 인구 밀도가 높은 경우엔 더욱 그렇다.
정부는 개통 직후 통신3사에 주파수를 각각 할당하며 28㎓ 대역 기지국 1만5000대를 의무적으로 구축할 것을 약속받았다. 당시 5G 서비스용으로 할당된 주파수는 3.5㎓와 28㎓인데, 이 중 28㎓ 대역이 '4G의 20배 속도'로 알려진 주파수다.
이에 국내 이통 3사는 5G가 상용된 2019년부터 무려 30조원의 설비투자(CAPEX)를 집행하며 기지국 구축에 나섰다. 통신사별론 KT가 11조403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LG유플러스가 9조7549억원, SK텔레콤이 9조5157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관련 CAPEX를 맡았는데 이를 합산할 경우 SK텔레콤 계열의 CAPEX 규모는 12조7848억원에 달한다.
CAPEX 규모는 같은 기간 이통3사의 영업이익(14조7866억원)의 2배를 상회하며 비용 부담을 가중시켰다.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음에도 5G 접속·속도·품질 개선에 한계가 있자 이통3사는 기지국 구축을 중단했다. 주파수 할당이 4년 지났을 때 이들의 기지국 의무 구축 이행률은 11%에 불과했다.
지난해 12월 정부는 이통3사에 할당 취소 및 이용기간 단축을 결정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할당 취소, SKT에 대해선 28㎓ 주파수 이용기간 10% 단축(5년→4년 6개월)을 통지했다. 그러면서 올해 5월 31일까지 당초 할당 조건인 1만5000 장치를 구축하지 못할 경우 할당이 취소될 수 있다는 것을 고지했다. 과기정통부가 최근 SKT의 할당조건 이행실적 및 향후 계획을 확인한 결과 지난 4일 기준 SKT의 28㎓ 대역에서의 망구축 수가 1650개에 불과했다. 추가 구축 계획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자 정부는 할당취소 처분을 사전 통지했다.
최우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파정책국장은 "최종적으로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유감"이라면서 신규 사업자 유치에 대한 바람을 내비쳤다. 향후 과기정통부는 행정절차법에 따라 SK텔레콤을 대상으로 이번 사전 처분에 대해 사업자의 의견을 청취하는 청문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 5월 말 최종 처분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재현 기자 jhyu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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