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FA 거포, 왜 '튼동스쿨' 수강 신청했나…"원포인트 레슨 해주십시오!"

김민경 기자 2023. 5. 1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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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1루수 양석환(32)의 넉살에 김태형 야구해설위원이 껄껄 웃었다.

김 위원은 12일 두산과 KIA 타이거즈의 경기를 중계하기 위해 잠실야구장을 찾았는데, 마침 타격훈련을 마치고 라커룸으로 향하던 양석환을 불러 세워 일침을 가했다.

김 위원은 두산 감독 시절인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주전 1루수였던 오재일(37, 삼성 라이온즈)이 FA 이적하자 양석환 트레이드 영입을 구단과 함께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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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형 야구해설위원(왼쪽)과 양석환 ⓒ 곽혜미 기자/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원포인트 레슨 해주십시오!"

두산 베어스 1루수 양석환(32)의 넉살에 김태형 야구해설위원이 껄껄 웃었다. 김 위원은 12일 두산과 KIA 타이거즈의 경기를 중계하기 위해 잠실야구장을 찾았는데, 마침 타격훈련을 마치고 라커룸으로 향하던 양석환을 불러 세워 일침을 가했다.

김 위원은 양석환에게 "FA라고 초반에 바짝 하더니 잠잠하다?"라고 한마디를 툭 던졌다. 양석환은 4월까지 22경기에서 타율 0.314(86타수 27안타), 6홈런, 16타점으로 맹활약하다 5월 들어 주춤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5월 7경기에서 타율 0.143(21타수 3안타), OPS 0.476으로 고전했다. 지난달 27일 삼성전 이후 추가 홈런을 생산하지 못해 홈런 리그 1위 타이틀을 뺏겼고, 중심 타자인데도 타점을 하나도 생산하지 못하고 있었다.

양석환은 김 위원의 일침에 멋쩍게 웃으면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오히려 한술을 더 떠서 김 위원에게 "원포인트 레슨 해주십시오"라고 답했다. 김 위원은 두산 감독 시절 승부처를 앞두고 대기 타석에 있는 타자를 불러 원포인트 레슨을 종종 해주곤 했는데, 좋은 결과로 연결된 적이 많았다. 그래서 팬들은 김 위원의 별명을 따서 '튼동스쿨'이라 부르기도 했다.

김 위원은 양석환의 당당한 튼동스쿨 수강 신청에 껄껄 웃으면서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김 위원은 "이제는 수업료가 필요하다"고 받아쳤다. 그런데 양석환도 만만치 않았다. 양석환은 "학교(신일고) 후배 아닙니까"라고 맞서며 김 위원을 한번 더 웃게 했다.

양석환은 김 위원을 만난 뒤로 기량을 꽃피운 케이스다. 김 위원은 두산 감독 시절인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주전 1루수였던 오재일(37, 삼성 라이온즈)이 FA 이적하자 양석환 트레이드 영입을 구단과 함께 추진했다. 애지중지하던 좌완 함덕주(28, LG 트윈스)를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고도 양석환을 LG에서 데려와 붙박이 5번타자 1루수로 키웠다.

양석환은 2021년 이적 첫해 133경기 타율 0.273(488타수 133안타), 28홈런, 96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주전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고, 지금은 두산에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됐다. 두산에서 전환점을 맞이하지 못했더라면 올 시즌 뒤 FA 대박을 기대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김 위원의 일침 덕분일까. 양석환은 이날 모처럼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부활할 조짐을 보였다.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6-1 승리에 힘을 보탰다. 1-0으로 앞선 3회말 1사 만루에서는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쳐 이달 첫 타점을 신고했다. 3-1로 앞선 8회말 1사 후에는 좌전 안타로 멀티히트를 완성하면서 이유찬의 쐐기 3타점 적시 3루타의 발판을 마련했다. 원포인트 레슨만큼이나 양석환에게는 효과적이었던 김 위원의 한마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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