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권도형 보석신청 전 ‘코인 38억’ 인출

[앵커]

몬테네그로에서 구금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며칠 전부터 40억 원 가까운 가상화폐를 인출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범죄인 인도를 피하거나 늦추기 위해 법률대응 비용을 마련한 거로 의심됩니다.

이도윤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3월 말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권도형 대표.

체포 당시 갖고 있던 노트북과 휴대전화는 압수당했고 이후 두 달 가까이 구금돼 있습니다.

권 씨의 것으로 추정됐던 가상화폐 지갑도 2월 28일 이후 거래가 멈췄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부터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약 300억 원어치 가상화폐가 든 이 지갑에서 '스테이블 코인', 그러니까 달러로 바꾸기 쉬운 가상화폐 50만 개가 인출된 겁니다.

또 다른 지갑에선 두 차례에 걸쳐 '루나' 코인 239만여 개가 빠져나갔습니다.

모두 290만 달러, 우리 돈으로 38억 원어치가 인출됐습니다.

[조재우/한성대 사회과학부 교수 : "전부 다른 토큰으로 바꾸고 그러더니 갑자기 인출을 시작하더라고요. 이전에는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는데..."]

수상한 인출과 환전은 몬테네그로 현지 시간으로 심야를 빼곤 하루종일 진행됐습니다.

구금 중인 권 씨를 대신해 조력자가 현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몬테네그로 현지에서 본격화된 재판에 대비해 목돈이 필요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검찰은 권 씨가 테라 루나로 벌어들인 돈을 '범죄 수익'으로 보고 추징 보전할 방침입니다.

따라서 권 씨가 가상화폐를 처분하는 건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이 됩니다.

처분하는 가상화폐에 회사 보유분이 포함됐을 경우엔 횡령이나 배임도 될 수 있습니다.

권 씨는 과거 폭락으로 가진 돈을 대부분 잃었다고 밝혔습니다.

[권도형/유튜브 '코이니지' 인터뷰/지난해 8월 : "폭락 당시 '무한한 추락'이 일어났습니다. 당시 저는 큰 돈을 걸었고, 제가 졌다고 생각합니다."]

권 씨는 또 법적 문제 때문에 회사 보유 가상화폐는 손댈 수 없다고 강조했었습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촬영기자:강현경/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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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윤 기자 (dobby@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