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설 인터뷰]'대전하나의 봄날', 리더 주세종의 소원…잔류+영플레이어+베스트11 배출
[스포티비뉴스=대전, 이성필 기자] 올해 프로축구 K리그1으로 승격한 대전 하나시티즌은 예상외의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12라운드까지 6승3무3패, 승점 21점으로 3위다. 1위 울산 현대(31점)의 유일한 1패가 대전에 1-2로 패한 것이라는 점에서 더 놀랍다.
대전 선수단은 비교적 젊다. 다른 팀에는 30대 중반을 넘긴 베테랑들이 꽤 있지만, 대전은 준수한 외모의 골키퍼 정산(34)이 가장 나이가 많다.
필드 플레이어로 본다면 측면 수비수 오재석(33)과 미드필더 주세종(33)이 있다. 오재석은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주역으로 잘 알려져 있고 주세종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당시 손흥민의 쐐기골에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 골키퍼를 등지고 롱패스. 도움을 기록한 자원으로 생생하게 각인 되어 있다.
하나금융그룹 지원 속 총관중-평균 관중 3위, 관중의 힘이 대전을 춤추게 하는 중
주세종은 주장을 맡아 선수단을 제어 중이다. 경기에서는 공수 연결 고리 역할을 해주면서 상대와 시비가 붙으면 적극적으로 개입해 맞서 기 싸움에서 지지 않는 싸움닭 역할도 해주고 있다.
1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12라운드 수원FC전에서도 상대와 적극적으로 싸웠다. 중원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2-1 승리 기쁨을 맛봤다. 약관의 전병관이 결승골을 터뜨렸다. 주세종의 침투 패스를 받은 전병관이 호쾌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날 경기장에는 8,377명의 관중이 찾았다. 경기장 1층 관중석은 원정팀이 자리 잡는 북측을 빼면 거의 다 들어차 있었다. 열광적인 분위기에 대전 팬들이 호응한 것이다. FC서울 다음으로 많은 주중 관중이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스플릿 라운드 파이널A(1~6위) 진입은 확실하지 않을까. 하지만, 주세종은 "대전의 목표는 잔류입니다"라며 반복해 외치는 이민성 감독의 생각과 다르지 않다. 그는 "대전은 잔류를 확정한 팀이 아니다. (잔류) 확정까지는 확실하게 그 목표에 맞춰서 준비하고 나중에 확정하면 더 좋은 위치를 생각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라며 생존이라는 목표에 방점을 찍었다.
이 감독은 순위를 알리는 숫자를 가리고 살고 있다고 했다. 주세종도 마찬가지다. 그는 "1라운드 로빈이 끝나고 다음 로빈을 거치면서 감독이 정해놓은 몇 승이라는 목표를 맞춰서 준비하고 있다"라며 "사실 대전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가는 건 사실이다. 선수들은 최대한 자제하면서 (생존이 우선인) 첫 번째 목표에 초점을 맞춰서 준비 중이다"라며 잔류하는 안정감을 얻는 순간까지는 모두가 집중력을 살려 경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수원FC전 전날 울산은 강원FC를 1-0으로 이겼다. 중앙 수비수 김영권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승점이 많다, 적다를 떠나, 패가 많다. 1패도 하지 않는 게 제 목표였다. 1패가 찝찝하긴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그 1패가 계속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1패는 대전 홈에서 1-2로 패한 것이다.
1위 울산에 유일한 1패 기록 안긴 대전, 2패도?
김영권 뜻대로 될까. 주세종은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어떻게 준비하실지 모르겠지만, 누구를 만나도 대전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준비한 걸 계속 보여주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울산, 서울 등 누구를 만나도 기죽지 않고 선수들이 본인들 것을 하면 지난번처럼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원정에서도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기대하는 이유는 또 있다.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다. 2002년생 공격수 공격수 전병관, 2003년생으로 20세 이하(U-20) 대표팀에도 승선한 미드필더 배준호에 2000년생 수비수 임덕근 등 젊은피가 포지션마다 물오른 활약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하반기 대전에서 함께 뛰고 있는 주세종은 이들을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그는 "팀에 좋은 선수가 정말 많다고 느꼈다. 선수들이 자신감이 정말 부족했었다. 그렇지만, 올해를 준비하면서 동계 훈련부터 어린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 조금 더 욕심내서 하는 모습을 보고 점점 발전하겠다고 느꼈다. 최근 들어 경기에서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니 선배로서 기분이 좋은 것 같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이 K리그1에서도 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주세종도 동의하며 "K리그2에는 어리지만,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많다. 물론 그들이 K리그1에서 실력을 보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K리그1에서 꾸준함을 보여주고 있어서 칭찬해주고 싶다"라며 지속적인 활약을 기대했다.
대전은 홈 6경기 총 8만1,557명의 관중을 모아 경기당 평균 1만3.593명을 기록 중이다. 전체 3위다. 대전 시민들로부터 경기에 대한 관심을 갖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대전의 상징인 빵집 '성심당' 종업원들이 유니폼을 입고 근무할 정도다.
주세종도 "(수원FC) 경기 전에 선수들에게 '평일인데도 이렇게 많은 분이 찾아왔다. 우리가 경기장에서 또 보여줘야 이분들이 또 찾아온다. 오늘은 진짜 죽기 살기로 해보자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해줬다"라며 팬들이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가져간 것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대전은 모기업 하나금융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B팀을 운영하며 가능성 있는 선수는 1군으로 올리는 등 효율적 운영을 시도 중이다. 선순환이 이어지려면 적절한 선수 보강이 여름 이적 시장에 이뤄져야 끝까지 버티는 것이 가능하다. 함께 승격한 시민구단 광주FC가 한계를 보이기 시작하며 8위까지 내려간 것이 한 예다.
영플레이어상-베스트11에도 대전 선수들 이름이 오르기를
주세종은 대전 선수단만의 특징이 있다며 "부상으로 빠져 있는 선수도 경기 미팅이나 상대 분석 미팅에는 꼭 들어와서 같이 본다. 어떤 축구를 할 것인지 이야기할 때 전부 모여 대화한다. 그래서 새로운 선수가 들어와도 그 역할을 해낸다. 다른 선수가 빠져도 또 그 역할을 해내니 성적이 유지되는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그럴수록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주세종은 부산 아이파크에서는 막내급 위치였고 FC서울에서는 중간층이었다. 세월이 흐른 현재는 대전의 최선참이다. 본인의 역량에 따라 마음껏 선수단을 끌고 갈 수 있다.
그는 "(골키퍼를 뺀 필드플레이어 중) 선배는 (오)재석이 형 말고는 없다. 후배들이랑 하면서 경기장에서 본인 기량을 보여주고 진짜 그 성과가 나오면, 예전에는 잘 몰랐었는데 요즘에는 제가 다 기쁜 것 같다"라며 흡족함을 보였다.
그렇다면 올해 연말 대전에서 영플레이어상이나 베스트11에 후배들의 이름이 오를 수 있을까. 주세종은 자신하며 "영플레이어상은 물론 베스트 일레븐에 대전 선수들이 최대한 많이 들어갔으면 좋겠다. 정말 기쁜 일이고 축하해 줄 일이다. 계속 잘해서 그런 자리(=시상식)에 대전 선수들도 가서 인정받는 모습을 보였으면 싶다"라는 바람을 내비쳤다.
대전이 마냥 상승세를 타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인 것을 알고 있는 주세종이다. 일정이 빡빡해지는 여름에 분명 위기가 올 수도 있다. 냉정하게 선수단을 바라본 주세종은 "대전 선수단이 다른 K리그1 팀 선수들과 비교해 개인 능력이 월등하게 뛰어나거나 전술적으로 정말 완벽하지는 않다. 우리 선수들도 다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것은 경기장에서 정말 힘을 남기지 않고 90분 동안 상대를 압박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운이 좋게 기회가 생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몸을 던져 가며 투혼을 앞세우는 것을 38경기 전체에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는 "선수들이 몸을 던지고 하다 보니 좋은 일들이 계속 생기는 것 같다. 지금 성적이 지금 괜찮지만 절대 만족하지 말아야 한다. 대전은 '누가 잘해서 하는 게 아니라 다 같이 잘해서 하는 거'라는 말을 계속하고 있다"라며 조직력이 무너지지 말아야 버틴다는 뜻을 밝혔다.
대화 끝 무렵, 든든한 지원군인 하나금융그룹에서 특급 지원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짓궃은 질문을 던졌다. 수원FC전에도 임원진 상당수가 경기장을 찾았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팬들은 누구보다 함영주 회장을 반긴다. 선참 오재석은 지난 제주 유나이티드전이 끝난 뒤 스포티비뉴스와의 만남에서 "(함영주) 회장님이 좀 더 힘을 실어주신다면 좋겠다"라며 재치 넘치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주세종도 "(지원을) 많이 해주시겠죠"라며 웃었다. 분위기 좋은 대전의 현주소를 알 수 있는, 선선하면서도 따뜻한 '대전의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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