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국가 절반 이상이 도입한 6가백신, 뭐가 좋아요?
27번. 태어난 지 1년된 유아가 맞춰야 하는 예방접종 수다. 예방접종은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에게는 숙제 중 하나다.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 필수로 마쳐야 하는 일임에도 달갑지 않은 이유는 바로 잦은 접종 횟수에서 오는 부담감 때문이다.
아기 입장에서 한 번에 여러 가지의 주사를 여러 차례에 걸쳐 맞는 것은 부담이 될 뿐 더러, 많은 접종횟수에 간혹 접종 스케줄을 놓치거나 누락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어, 복잡한 스케줄은 부모들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
이에 접종 및 병원 방문 횟수를 줄이면서도 예방효과를 유지할 수 있는 혼합백신을 사용한다. 지난 10년간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을 통해 만 1세 영아에서 4가, 5가 DTaP 혼합백신이 사용되어 오고 있다. 또한 6가 혼합백신도 도입되어 병의원에서 유료접종으로 사용 되는 등 혼합백신의 사용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아이는 출생 후 B형간염과 BCG 백신 접종을 시작으로, 2개월차부터 DTa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등 본격적인 예방접종을 진행한다. 생후 1년 이내 최대 27번의 정기적인 예방접종6에서 중요한 것은 정해진 스케줄에 맞춰야 하는 '적기 접종'이다. 예방접종은 적절한 시기에 이뤄져야 최상의 접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나의 백신으로 2개 이상의 여러 감염질환을 예방하는 '혼합백신'의 사용은 적기 접종률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단독백신 대비 접종 횟수를 효율적으로 줄여주어 접종 스케줄을 간소화 해, 접종 누락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질병청 발표에 따르면, 영아 10명 중 9명은 5가 혼합백신으로 접종하고 있다. 실제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혼합백신이 예방하는 질환 수가 많을수록 적기 접종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생후 2개월차부터 시작하는 DTaP 접종이 혼합백신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4가 DTaP 혼합백신(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소아마비(폴리오))과 5가 DTaP 혼합백신(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소아마비(폴리오) b형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이 사용된다.
6가 DTaP 혼합백신, OECD 국가 절반 이상에서 국가예방접종 도입, 사용 중…국내는?
6가 DTaP 혼합백신은 현재 개발된 DTaP 혼합백신 중 적기 및 완전 접종률이 높은 백신으로 보고되는 등 예방접종 프로그램의 주요 목표를 충족시키는 백신 중 하나다.
또한 접종횟수 감소를 통한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 지난 2021년 국제약물경제성평가 및 성과연구학회(ISPOR)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6가 DTaP 혼합백신을 국가예방접종에 도입할 시, 약 332억원 규모의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주로 병원방문 횟수 감소에 따른 부모의 시간 절약에서 기인하였으며, 세부적으로는 교통비 감소, 예방접종 오류 감소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도 확인됐다.
이처럼 감염질환 예방 효과 및 사회경제적 효과 등을 근거로 현재 해외 여러 국가에서는 6가DTaP 혼합백신을 국가예방접종에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미국, 영국, 독일 등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의 절반 이상인 48개국에서 국가예방접종으로 사용하고 있다.11,12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에서도 6가 DTaP 혼합백신의 국가예방접종 도입에 따른 접종 횟수와 병원 방문 횟수 감소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를 확인, 6가 DTaP 혼합백신 도입해 사용 중이다. ,
6가 DTaP 혼합백신의 도입은 아기에게 필요한 감염질환 예방의 폭을 넓히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실제 영국에서는 지난 2018년 만 1세 예방접종에 6가 DTaP 혼합백신을 도입한 후, 국가예방접종에 감염질환 3가지를 추가했으나, 도입 전과 동일한 접종횟수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현재 국가예방접종사업에 6가 DTaP 혼합백신 도입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무료 접종이 아니지만, 6가 DTaP 혼합백신도 국내에 도입되어 있다. 5가 DTaP 혼합백신에 B형간염을 포함(0개월차 접종), 총 6가지 감염질환을 예방하는 혼합백신으로 기존 5가 혼합백신과 B형간염 단독백신을 각각 접종하는 것에 비해 접종 횟수를 최대 2회 감소시킨다.
고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영준 교수는 "예방접종은 아기를 감염질환으로부터 보호하고, 면역 형성에 따른 건강을 확보해주는 최선의 방법이자 중요한 요소인 만큼, 예방접종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해 국가예방접종사업에 도입,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6가 DTaP 혼합백신은 기존 백신 대비 접종 스케줄을 간소화에 따른 다양한 사회경제적 효과가 확인되어 전 세계적인 영아 기초예방접종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며, "국내 저출산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간 절약 등 보다 효율적인 백신을 사용해 아기와 부모 모두에게 더 나은 접종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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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조혜령 기자 tooderigir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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