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클러스터' 프랑스 북부에 대만 배터리 제조공장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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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배터리업체 프롤로지움이 프랑스 북부 항구도시 덩케르크에 52억유로(약 7조6천억원)를 투자해 초대형 배터리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프롤로지움 측은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할 첫 번째 해외 공장 부지를 선정하면서 네덜란드, 독일 등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 사이에서 고심하다 프랑스를 낙점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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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오라노·中 XTC 합작으로 2조원 들여 배터리 소재회사 세워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대만의 배터리업체 프롤로지움이 프랑스 북부 항구도시 덩케르크에 52억유로(약 7조6천억원)를 투자해 초대형 배터리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스텔란티스·토탈에너지·메르세데스가 합작한 ACC, 엔비전, 베르코르에 이어 유럽의 전기차 배터리 클러스터로 떠오른 프랑스 북부 지역에 들어서는 4번째 기가팩토리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빈센트 양 프롤로지움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덩케르크를 방문해 이같이 발표했다고 AFP,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프롤로지움은 2026년 생산 시작을 목표로 공장을 설립하면 3천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으며, 간접적인 일자리 창출은 이보다 4배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프롤로지움 측은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할 첫 번째 해외 공장 부지를 선정하면서 네덜란드, 독일 등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 사이에서 고심하다 프랑스를 낙점했다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1년도 더 전에 양 CEO에게 프랑스 내 배터리 공장 설립을 제안했고, 브뤼노 르메르 재정경제부 장관이 EU에서 재정 지원을 받도록 도움을 줬다고 한다.
질 노르망드 프롤로지움 부사장은 "그때 흥미로운 가능성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프랑스 북부에 배터리 생태계가 발전하고 있다고 말하는 게 큰 무리가 없다"고 평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기업 오라노와 중국 기업 XTC 신에너지 머트리얼즈가 합작으로 덩케르크에 15억유로(약 2조원)를 들여 배터리 소재 회사를 세운다는 소식도 전했다.
프랑스를 다시 산업화해야 한다고 주창해온 마크롱 대통령은 "수십년간 공장 문을 닫아온 이 지역이 다시 공장을 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간 "중국, 미국과 경쟁하기 위한 산업 정책을 수립해왔다"며 "덩케르크와 프랑스 전역에서 우리가 보고 있는 결과는 우연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덩케르크를 품고 있는 오드프랑스 지역은 한때 섬유, 석탄, 철강 등을 생산하는 프랑스 산업중심지였으나, 해당 산업이 쇠퇴하면서 점차 침체기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도요타, 르노, 스텔란티스 등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이 지역에 자리를 잡고 있어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가 들어서면 양측 모두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과거 투자은행에 몸담았던 이력이 있는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첫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래 법인세를 낮추고 노동법을 유연화하는 등 기업에 친화적인 정책을 펼쳐왔다.
이러한 배터리 공장 투자 유치는 최근 정년을 현행 62세에서 64세로 연장하는 연금 개혁을 강행했다가 민심의 반발에 부닥친 마크롱 대통령에게 분위기를 반전할 기회가 될 수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글에서 "프랑스 산업을 재개하고 경제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로써 공공 서비스를 강화하고 우리의 미래에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공급망 측면에서 유럽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며 공장을 더 세워 의존성을 줄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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