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불법 입국 즉각 추방' 종료에 국경 혼란…"폭증사태는 없어"
바이든 새 정책에 진보·보수 모두 비판…"힘든 정책전환 과정" 전망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이 코로나19 방역을 명분으로 실시했던 불법 입국자 즉시 추방 정책(42호 정책)이 종료됐으나 애초 일각에서 우려했던 불법 입국자 폭증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미국 언론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42호 정책 중단을 앞두고 멕시코와 접해 있는 미국 남부 국경을 통한 입국 시도 자체가 이전보다 크게 증가하고, 정책 변화로 인해 국경 지역에서 혼란은 계속되고 있으나 추가적인 대규모 유입 상황은 일단 없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3년여간 실시한 42호 정책은 이날 0시에 종료됐다.
불법 입국을 시도할 경우 망명 자격 여부와 무관하게 국경에서 즉각 불법 입국 이주민을 추방하는 42호 정책 종료를 앞두고 최근 남부 국경에는 미국 입국을 희망하는 이주민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라울 오르티스 국경순찰대 대장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지난주에 모두 6만7천759명의 불법 이주민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으로는 9천679명이 체포된 것으로 3월 하루 평균(5천200명)보다 1.8배 이상 많은 수치다.
42호 정책 종료 이후의 상황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이 규모는 미국 정부가 최대 1만1천명까지 봤던 규모에 비해서는 살짝 낮은 것이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다만 지난주에 하루 기준으로 1만1천명 이상이 며칠간 불법적으로 남부 지역 국경을 넘은 적이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정부 내부 자료를 토대로 전했다.
블라스 누네즈-네토 국토안보부 국경·이민정책 담당 차관보는 기자회견에서 "국경에서 큰 규모의 비시민권자들을 마주하고 있으나 밤사이에 (불법 입국자의) 상당한 증가나 유입 상황은 목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부 국경에서 불법 입국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수용시설은 이미 포화가 되고 있다.
전날 밤에는 최대 1만8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에 2만4천명의 이주민이 수용됐다고 NYT가 전했다.
이에 따라 국경순찰대는 약식 망명 인터뷰 절차 등을 통해 신속하게 이민자들을 풀어주는 방안을 시행키로 했으나, 플로리다주 법원에서 이를 금지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불법 입국자의 신속한 처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미국 언론은 보도했다.
또 미국시민자유연맹(ACUL)을 비롯한 단체들은 바이든 정부의 새 이민 정책이 망명 신청 권리를 허용한 미국 법 및 국제법을 위배했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는 42호 정책 중단에 맞춰 합법적으로 미국에 입국할 수 있는 경로를 확대하는 동시에 이런 조치 없이 국경을 통해 불법 입국을 시도할 경우에는 추방하고 5년간 재입국을 금지하는 등 처벌도 강화했다.
이를 두고 진보 진영에서는 사실상 트럼프 정부 때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사실상 국경이 개방됐다고 비판하면서 하원에서 전날 남부 국경에 불법 입국을 막기 위한 장벽 건설을 재개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경보안강화법안도 처리했다.
바이든 정부가 합법적인 입국 경로 확대 차원에서 새롭게 실시키로 한 대책이 아직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도 국경에서의 혼란을 키우는 요소다.
바이든 정부는 과테말라, 콜롬비아 등 남미 주요 국가에 이민 처리센터 설치하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망명 인터뷰를 사전에 신청하도록 했으나 이민처리센터는 아직 개설되지 않았으며 앱은 접속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MSNBC에 출연, 미국 정부는 이주민들에게 합법적인 경로를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면서 "정책 전환이 힘든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구금시설에 있던 17세 온두라스 출신 소년이 최근 사망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이 소년은 보호자 없이 수주 전에 미국에 입국했으며 관련 절차에 따라 복지부가 운영하는 시설에 수용됐다.
이 소년의 사망 원인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경우 바이든 정부의 불법이민자 정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향후 조사가 주목된다.
sol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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