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 회의 중 코인 거래만으로도 의원 자격 상실이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상임위와 본회의 도중 수시로 코인을 거래한 정황이 드러났다. 김 의원의 코인 지갑 거래 내역과 국회 영상 회의록 등을 비교해보면 그는 ‘핼러윈 참사’ 관련 보고와 질의가 있었던 지난해 11월 법사위 회의 중 자리를 비우고 위믹스 코인을 다른 코인으로 교환하는 거래를 했다. 앞서 ‘이모(李某) 교수’를 ‘이모(姨母)’로 오인해 논란이 됐던 5월 한동훈 법무장관 인사청문회 날도 15차례, 4월 검수완박법 처리를 위한 본회의 때도 10차례 코인을 거래한 기록이 나왔다고 한다. 김 의원 코인 지갑이 모두 공개된 게 아니란 걸 감안하면 이게 전부가 아닐 것이다. 국회의원이 국정 논의 시간 중 개인 재산 불리기에 열중했다면 공직자로서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한 것이다.
김 의원의 코인 보유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워낙 자주 사고팔아 중복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위믹스 코인 88억원 외에 게임회사 넷마블이 발행한 ‘마브렉스’ 코인 9억원어치, ‘메타콩즈’라는 코인 4억원어치가 새로 나왔다. 작년 2월에는 위믹스 코인 30억원어치를 팔아 ‘클레이페이’라는 신생 코인을 샀는데, 그가 산 뒤 가격이 3배 오른 후 100분의 1토막이 났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투자자에겐 코인 투자로 손실을 봤다는 명분을 주고, 뒤로는 원금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돈세탁’이 가능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위믹스 코인 보유 직전 ‘돈 버는 게임(Play to Earn·P2E)’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발의해 관련 업계가 입법 로비를 위해 김 의원에게 코인을 그냥 준 것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당시 위믹스 코인은 공시보다 30% 더 유통돼 업계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실이라면 이해충돌을 넘어 심각한 뇌물 사건이다. 김 의원은 12일 “하늘에서 떨어진 돈, 굴러 들어온 돈은 하나도 없다”고 했지만 게임 업계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국회 회의 중 코인 거래에 대해서는 “저희도 확인이 안 돼서 거래 내역을 보고 있다”고 했다. 본인이 직접 공무 외 실명 거래만 했다면서 ‘저희’는 뭐고, 확인이 안 된다는 건 또 뭔가. 그가 코인 관련해 내놓은 해명은 본질을 빗겨 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민주당이 자체 진상 조사를 벌이고 이재명 대표가 윤리감찰을 지시했지만 그 결과는 아무도 믿지 않는다. 검찰이 계좌 추적을 통해 낱낱이 밝혀야 한다.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는 “당의 무너진 도덕성을 상징하는 사건”이라며 김 의원 사퇴를 요구했다. 국회 국정 논의 중 코인 거래를 한 것만으로도 이미 의원 자격 상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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