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콩·마브렉스·젬허브… ‘잡코인 큰손’ 김남국이 사면 급등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작년 2월부터 위믹스 코인을 팔고 신생 코인들을 잇따라 산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김 의원이 새로 투자한 신생 코인들은 위믹스에 비해 가치가 떨어지거나 수익성이 불투명해 이른바 ‘잡코인’으로 분류되는 가상 화폐였다. 그런데도 김 의원이 이 코인들을 구매한 뒤 일부 코인은 사흘 만에 가격이 3배로 뛰었다고 한다. 가상 화폐 업계에서는 “정상적인 투자가 아니라 수상한 투기라는 의심이 든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 의원은 작년 2월부터 위믹스 코인을 팔고 잡코인을 사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처럼 시가 총액이 수십조~수백조에 달하는 유명 코인이 아니라 갓 만들어진 신생 코인에 주로 투자한 것이다. 김 의원이 매입한 코인은 30억원어치를 한번에 사들인 클레이페이, 게임 관련 코인 마브렉스와 젬허브 등 40여 종이라고 한다.
특히 김 의원은 작년 2월 16일 국내 스타트업 메타콩즈가 발행한 가상 화폐 ‘메콩코인’ 5만7000여 개를 매수했다. 앞서 보유하고 있던 위믹스 7만여 개를 팔아서 샀는데, 당시 메콩코인 가격(개당 6500원 수준)을 감안하면 3억7000만원어치였다. 메콩코인은 김 의원의 첫 매수 시점부터 꾸준히 가격이 오르더니, 3일 뒤인 2월 19일에는 최고가 1만9500원을 찍었다. 이렇게 가격이 3배로 급등한 당일 김 의원이 메콩코인 8000여 개를 바로 매도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후 김 의원은 작년 6월까지 메콩코인을 80여 차례에 걸쳐 사고팔기를 되풀이했다.
게임 업체인 위메이드가 발행한 위믹스 코인을 80여 만개(최대 60억원)까지 보유했던 김 의원은 또 다른 국내 게임 업체인 넷마블이 만든 코인 ‘마브렉스’에도 투자했다. 마브렉스는 작년 3월 출시됐는데 당시 업비트, 빗썸과 같은 주요 가상 화폐 거래소에서는 마브렉스를 거래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코인과 마브렉스를 바꾸는 방식으로 작년 4월 21일부터 5월 초까지 2만여 개의 마브렉스를 샀다고 한다. 김 의원이 평균 5만원씩에 샀던 마브렉스는 5월 4일 갑자기 30% 넘게 급등하면서 가격이 최고 6만8000원을 찍었다. 김 의원은 이후 여러 차례에 나눠 마브렉스를 매도했다. 김 의원이 작년 4~5월 십만개 가량 매수한 P2E 코인 젬허브는 김 의원의 매수 평균가(약200원)의 2배인 400원까지 올랐다.
그동안 김 의원은 국회 법사위 소속으로 가상 화폐 과세(課稅) 유예 법안, 게임 머니를 가상 화폐로 규정하는 법안 등에 공동 발의자로 참석하거나 국회 본회의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김 의원이 보유했던 코인 가운데 상당수는 돈버는게임(P2E), 대체불가토큰(NFT) 등과 관련이 있었다.
특히 김 의원은 작년 2월 NFT를 활용한 ‘이재명 대선 펀드’를 기획했는데, 이 시기는 김 의원이 NFT 방식의 코인인 메콩코인을 보유했던 기간과 겹친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이재명 대선 캠프에 ‘P2E 코인의 사행성을 우려한다’는 자문을 수차례 했는데도 불구하고, 당시 이재명 후보가 P2E에 우호적인 발언을 했다”면서 “누군가 P2E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이 후보에게 심어주고 있다는 의심을 했다”고 말했다.
가상 화폐 업계에서는 “김 의원이 관련 업체들로부터 직접 코인을 받았거나 핵심 정보를 받고 투자했을 수 있다” “김 의원이 잡코인 시세 정보를 사전에 얻고 적극적으로 가격 뻥튀기까지 도운 것 아니냐” 등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루나·테라 사건의 핵심 인물인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 대표가 홍보, 알선 등에 대한 대가로 루나 코인 71만 개(5억원어치)를 뿌렸다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위메이드와 넷마블 등은 “김 의원에게 정보를 주거나 직접 코인을 제공한 일이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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