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는 관계 개선 움직임… 왕이, 설리번과 비공개 회담
中 외교부장은 7월에 호주 방문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악화하는 가운데 양국 고위급이 소통을 재개하며 관계가 개선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백악관은 11일(현지 시각)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지난 10일부터 이틀 동안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담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양측은 중·미 관계의 장애물을 제거해 관계 악화를 멈추고 안정시키기 위해 솔직하고 심층적으로 실질적·건설적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양국 고위급의 만남은 지난 2월 이른바 ‘정찰 풍선’ 사건 이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이 무기한 연기되고 양국 소통이 단절된 상황에 이뤄졌다. 3개월 만에 고위급 대화 통로가 재가동된 것이다. 당시 정찰 카메라를 장착한 풍선이 미국 상공에 나타나 미군에 격추되면서 안 그래도 삐걱대던 양국 관계가 더 냉각됐다.
이날 백악관은 “양국이 미·중 관계의 핵심 쟁점과 세계와 지역의 안보 문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 등에 대해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논의를 했다”고 했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이번 회담은 양측이 대화 필요성을 인정해 매우 빨리 성사됐다고 한다. 신화통신은 “양측은 (왕이·설리반의) 전략적 소통 채널을 계속해서 잘 활용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설리번·왕이 채널이 미·중 정상 간 전화 통화나 화상 정상회담에 합의한다면 빠른 관계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 설리번과 왕이의 전임자인 양제츠는 2021년 미·중 화상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전례가 있다.
앞서 친강 외교부장(장관)은 지난 8일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와 만나 미·중 대화 재개 가능성을 내비쳤었다. 아울러 존 케리 백악관 기후특사가 최근 셰전화 중국 기후변화 특사와 회담하고서 “중국을 조만간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양국 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신호가 잇달아 나오는 상황이다. 다음 달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미·중 국방장관 회담이 추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AP는 “정찰 풍선 사태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으로 미·중 관계가 악화됐지만, 외교 소통을 정상 궤도에 올려 놓으려는 움직임이 생겼다”고 전했다.
한편 코로나 진상 규명, 자원 무역 등의 문제를 두고 2년여간 대립 관계였던 중국과 호주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1일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7월 호주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돈 패럴 호주 통상장관은 지난 11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베이징을 방문 중이다. 이들은 양국 간 무역 장벽 해제 방안 등을 논의한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양국은 건설적 협상을 통해 균형 있게 각자가 가진 경제·무역 관련 우려 사항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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