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패 행진 K리그2 김포… 비결은 ‘적토마’ 감독의 체력전
김포=김정훈 기자 2023. 5. 13. 03:03
고정운 감독 “전원 수비-전원 공격”
피지컬코치 영입해 체력 강화 집중
외국인 선수도 활동력 보고 뽑아
11경기서 6승 5무 선두 돌풍
피지컬코치 영입해 체력 강화 집중
외국인 선수도 활동력 보고 뽑아
11경기서 6승 5무 선두 돌풍
“선수들이 정말 잘해 준다면 플레이오프(PO) 진출 정도는 기대해 볼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프로축구 K리그2(2부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포 사령탑 고정운 감독(57)은 이번 시즌 초반 팀의 선전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김포는 12일 현재 6승 5무(승점 23)로 K리그2 13개 팀 중 유일한 무패 팀이다. 올 시즌엔 K리그1(1부 리그)에서도 무패 팀은 없다.
10일 경기 김포 솔터축구장에서 만난 고 감독은 올 시즌 초반 팀의 선두 질주를 기대하지 않았던 이유를 설명하면서 외국인 선수들 얘기를 꺼냈다. 팀 전력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기대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는 것이다. 김포는 2부 리그 입성 첫 시즌이던 지난해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올 시즌엔 3명의 외국인 선수인 파블로(우루과이), 루이스(콜롬비아), 주닝요(브라질)를 영입했다. 셋 모두 공격수다. 고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의 과거 경기 동영상을 보고 영입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며 “그런데 동영상을 보니 공을 갖고 있지 않은데도 끊임없이 움직이는 선수들이 보여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 강한 체력과 빠른 발을 가져 ‘적토마’로 불렸던 고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서는 기록으로 드러나는 ‘활약’ 대신 그라운드를 휘젓는 ‘활동력’에 초점을 맞췄다. 고 감독은 ‘전원 수비, 전원 공격’ 전술을 쓰고 있다. 공격수인 외국인 선수들도 수비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고 감독은 “수비 라인과 미드필더, 공격진 사이 간격을 경기 내내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팀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한다”며 “외국인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 적응해 준 것이 지금의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루이스는 6골(득점 1위), 파블로는 2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고 감독의 이런 전술은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심해 시즌 후반까지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김포는 지난 시즌 후반기에 7경기 연속 무승(3무 4패)을 기록하면서 8위로 시즌을 마쳤다. 고 감독은 “올 시즌 개막 전에 피지컬 코치를 영입했다. 팀 훈련의 70% 이상을 체력훈련으로 돌리며 선수들 체력 강화에 집중했다”고 했다.
공격수 출신인 고 감독은 “수비도 공격해야 한다”는 축구 철학을 가지고 있다. 김포는 수비 라인을 끌어올려 상대를 압박하는 축구를 한다. 이 때문에 수비 뒷공간이 뚫리는 약점이 있다. 김포는 지난 시즌 65골을 허용해 리그에서 두 번째로 실점이 많은 팀이었다. 고 감독은 “수비 라인을 올리다 뒷공간을 허용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수없이 반복하며 훈련했다”며 이제는 수비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시즌 11경기에서 4골만 허용한 김포는 리그 최소 실점 팀이다.
고 감독은 선수 시절 거액의 이적료를 받고 일본 J리그에 진출했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도 출전했다. 하지만 지도자 생활은 순탄하지 못했다. 2003년 선문대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고 감독은 이후 K리그 전남, 서울에서 코치를 지냈다. 2012년 풍생고 감독을 마지막으로 한동안 축구계 중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고 감독은 “초등학교 감독과 해설위원 등으로 활동했다”며 “그러면서 축구를 보는 눈높이가 낮아졌다. 프로팀 감독만 했다면 항상 위만 봤을 텐데 아래 상황도 볼 수 있게 됐다. 이런 경험이 없었다면 2, 3부 리그 선수들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4년째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포를 바라보는 시선도 남달랐다. 김포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선두를 유지하면 다음 시즌 1부 리그로 승격한다. 고 감독은 “지금 당장 1부로 올라가는 건 팀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는 인조잔디 경기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구단의 재정 상황을 생각해야 한다. 운이 좋아 1부 리그로 가더라도 ‘모래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선수들의 실력뿐 아니라 구단의 지원, 훈련 인프라 등 모든 것이 1부 리그 팀 수준이 됐을 때 승격하는 것이 김포를 위해 더 좋다는 것이다. 고 감독은 “김포 감독을 처음 맡게 됐을 때 ‘훗날 김포가 K리그1에서 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며 “김포는 3부 리그에서 지난해 2부 리그로 승격했다. 이젠 K리그2에서 선두를 달리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1부 리그 진출은 3, 4년 뒤가 좋다고 본다. 팀과 선수들을 이해하고 아끼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프로축구 K리그2(2부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포 사령탑 고정운 감독(57)은 이번 시즌 초반 팀의 선전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김포는 12일 현재 6승 5무(승점 23)로 K리그2 13개 팀 중 유일한 무패 팀이다. 올 시즌엔 K리그1(1부 리그)에서도 무패 팀은 없다.
10일 경기 김포 솔터축구장에서 만난 고 감독은 올 시즌 초반 팀의 선두 질주를 기대하지 않았던 이유를 설명하면서 외국인 선수들 얘기를 꺼냈다. 팀 전력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기대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는 것이다. 김포는 2부 리그 입성 첫 시즌이던 지난해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올 시즌엔 3명의 외국인 선수인 파블로(우루과이), 루이스(콜롬비아), 주닝요(브라질)를 영입했다. 셋 모두 공격수다. 고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의 과거 경기 동영상을 보고 영입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며 “그런데 동영상을 보니 공을 갖고 있지 않은데도 끊임없이 움직이는 선수들이 보여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 강한 체력과 빠른 발을 가져 ‘적토마’로 불렸던 고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서는 기록으로 드러나는 ‘활약’ 대신 그라운드를 휘젓는 ‘활동력’에 초점을 맞췄다. 고 감독은 ‘전원 수비, 전원 공격’ 전술을 쓰고 있다. 공격수인 외국인 선수들도 수비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고 감독은 “수비 라인과 미드필더, 공격진 사이 간격을 경기 내내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팀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한다”며 “외국인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 적응해 준 것이 지금의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루이스는 6골(득점 1위), 파블로는 2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고 감독의 이런 전술은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심해 시즌 후반까지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김포는 지난 시즌 후반기에 7경기 연속 무승(3무 4패)을 기록하면서 8위로 시즌을 마쳤다. 고 감독은 “올 시즌 개막 전에 피지컬 코치를 영입했다. 팀 훈련의 70% 이상을 체력훈련으로 돌리며 선수들 체력 강화에 집중했다”고 했다.
공격수 출신인 고 감독은 “수비도 공격해야 한다”는 축구 철학을 가지고 있다. 김포는 수비 라인을 끌어올려 상대를 압박하는 축구를 한다. 이 때문에 수비 뒷공간이 뚫리는 약점이 있다. 김포는 지난 시즌 65골을 허용해 리그에서 두 번째로 실점이 많은 팀이었다. 고 감독은 “수비 라인을 올리다 뒷공간을 허용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수없이 반복하며 훈련했다”며 이제는 수비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시즌 11경기에서 4골만 허용한 김포는 리그 최소 실점 팀이다.
고 감독은 선수 시절 거액의 이적료를 받고 일본 J리그에 진출했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도 출전했다. 하지만 지도자 생활은 순탄하지 못했다. 2003년 선문대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고 감독은 이후 K리그 전남, 서울에서 코치를 지냈다. 2012년 풍생고 감독을 마지막으로 한동안 축구계 중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고 감독은 “초등학교 감독과 해설위원 등으로 활동했다”며 “그러면서 축구를 보는 눈높이가 낮아졌다. 프로팀 감독만 했다면 항상 위만 봤을 텐데 아래 상황도 볼 수 있게 됐다. 이런 경험이 없었다면 2, 3부 리그 선수들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4년째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포를 바라보는 시선도 남달랐다. 김포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선두를 유지하면 다음 시즌 1부 리그로 승격한다. 고 감독은 “지금 당장 1부로 올라가는 건 팀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는 인조잔디 경기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구단의 재정 상황을 생각해야 한다. 운이 좋아 1부 리그로 가더라도 ‘모래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선수들의 실력뿐 아니라 구단의 지원, 훈련 인프라 등 모든 것이 1부 리그 팀 수준이 됐을 때 승격하는 것이 김포를 위해 더 좋다는 것이다. 고 감독은 “김포 감독을 처음 맡게 됐을 때 ‘훗날 김포가 K리그1에서 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며 “김포는 3부 리그에서 지난해 2부 리그로 승격했다. 이젠 K리그2에서 선두를 달리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1부 리그 진출은 3, 4년 뒤가 좋다고 본다. 팀과 선수들을 이해하고 아끼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김포=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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