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121] I’m the champion of failures
“실수한 적 없는 사람은 아무것도 해보지 않은 사람밖에 없다.(The only man who never makes a mistake is the man who never does anything)” 26대 미국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말이다. 사실 루스벨트 말고도 수많은 사람이 비슷한 말을 했을 정도로 실수와 실패는 시도의 당연한 산물이며 결과적으로도 유의미한 것이다.
영화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Dungeons & Dragons: Honor Among Thieves∙2023∙사진)’의 주인공 에드긴 다비스(크리스 파인 분)는 자칭 ‘실패의 챔피언(the champion of failures)’이다. 악을 물리치고자 ‘하퍼스’라는 비밀 정예 조직에 투신했지만 부정을 저질러 아내를 잃었고 그 후론 도둑으로 몰락해버렸으니 누가 봐도 실패한 인생이다.
이렇게 실패한 인생도 다시 이를 악물게 하는 사건이 있었으니, 예전 동료였던 포지 피츠윌리엄(휴 그랜트 분)이 자기 딸을 세뇌하여 붙들고 있던 것이다. 에드긴은 과거 동료였던 홀가(미셸 로드리게스 분)와 사이먼(저스티스 스미스), 새 동료 도릭(소피아 릴리스)을 모아 포지의 성으로 잠입하려 한다. 하지만 철통같은 성에 잠입하는 일은 쉽지 않고 이들이 계획하는 것마다 어그러진다. 실망한 사이먼은 가능성이 보이지 않음에도 고집을 부리는 에드긴에게 성을 내며 팀을 나가려 한다. “자꾸 우릴 실패자로 몰아가는데, 그럼 너는?(You’re quick to call us failures. What about you, Ed?)”
에드긴은 오히려 뻔뻔하다. “나? 난 실패의 챔피언이야! 실패하는 걸 멈추면 안 돼. 멈추는 순간 실패하는 거니까.(Me? I’m the champion of failures! We must never stop failing, because the minute we do...we’ve failed.)” 팀원들은 이 궤변에서도 궁극적인 실패를 판가름하는 핵심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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