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2배 올려 高물가 잡은 볼커의 리더십을 돌아보다

채민기 기자 2023. 5. 1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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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체어맨 /글항아리

미스터 체어맨

폴 볼커, 크리스틴 하퍼 지음|남민호 옮김|글항아리|432쪽|2만8000원

폴 볼커(1927~2019)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에 취임한 것은 석유 파동 여파로 물가가 치솟던 1979년이었다. 기준금리를 연 10%대에서 22%까지 올려 인플레이션을 잠재운 볼커의 리더십은 전설로 통한다.

볼커는 확신에 차 있었을까. 금융 저널리스트 크리스틴 하퍼와 함께 집필한 이 회고록에서 그는 “금리가 얼마나 상승할지 나도 알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가 알았던 것은 정책을 중도 철회하면 중앙은행의 신뢰성에 금이 간다는 사실이었다. 세이렌의 유혹을 이겨내려고 돛대에 자기 몸을 묶은 오디세우스처럼, 물가 안정을 향해 가는 배의 “돛대에 묶여” 끝까지 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원제 ‘Keeping at It’은 굴하지 않고 나아간다는 의미다.

코로나 이후 세계적 인플레이션 위기가 고조되는 오늘의 상황을 볼커의 시대와 비교하며 읽을 수 있다. 정책 입안자의 책임을 강조하는 볼커의 목소리는 정책이 위정자의 권한이 아니라 국민의 복리를 증진하는 책임의 문제임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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