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향하는 중남미 이민자, 왜 ‘카라반’이라고 불릴까
미 언론들은 11일(현지 시각) 미국 정부가 시행해온 불법 이주자 즉각 추방 정책 ‘42호 정책′이 종료되면서 ‘이민자 카라반(migrant caravan)’이 멕시코 국경 지대로 몰려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카라반’이라 하면 흔히 승용차 뒤에 매달아 끌고 다니는 이동식 주택을 말한다. 하지만 이 경우는 페르시아 어원의 ‘대상(隊商)’이란 뜻에 가깝다. 원래 사막이나 초원 지대에서 낙타의 등에 상품을 싣고 무리 지어 이동하는 상인 행렬을 부른 말이다.
미국 국경으로 향하는 이주자 행렬도 이를 닮았다. 밀입국 시도자 상당수가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등 중미 출신이다. 남미의 베네수엘라나 에콰도르 등에서 출발, 콜롬비아와 중미 파나마 사이의 거대한 열대우림 늪지대를 지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브로커를 통해 수십명씩 무리 지어 숙식하며 이동한다. 지난 2018년부터는 중미의 이민자 인권 단체 ‘푸에블로 신 프론테라스(국경 없는 사람들)’ 등이 수천명씩 이주자들을 규합해 미국을 향해 북상(北上)하면서 대규모 행렬이 일반화됐다. 최근 1~2년 동안에는 중국 정부의 가혹한 코로나 봉쇄를 피해서 온 중국인들의 이주 행렬도 급증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중국으로부터 비자를 요구하지 않는 남미 국가로 입국한 뒤 미국으로 향하는 ‘카라반’에 합류하는 방식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카라반을 ‘범죄자’로 매도하고 ‘국경 장벽’ 등으로 강경 대응했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는 멕시코를 포함한 중미 국가들을 지원하는 등 인도적 방식으로 불법 이주 문제에 대응했다.
이민자 카라반이 수백~수천㎞의 위험한 여정을 무릅쓰는 건 대부분 빈곤 때문이다. 고국에서 만연한 폭력과 갱단의 위협 등 불안한 정세 탓도 크다. 가디언은 “일자리 등을 찾아 미국으로 향하는 많은 이민자 카라반은 자신과 가족을 위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조국을 떠난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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